복도에서는 소혜의 화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센서 등이 켜지자, 소혜는 지훈의 슬픈 표정을 볼 수 있었다. 지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나라서 안 되는 거야?”“응? 뭐가 안 된다는 거야?”소혜는 갑자기 무엇인가 떠올랐다.‘설마 내가 지훈을 거절해서 타격을 너무 받아서 남자를 좋아하게 된 거야?’소혜는 다급히 설명했다.“그거 아니야! 너 아주 훌륭해!”그러나 지훈은 여전히 시무룩해서 고개를 끄덕였다.“시간이 늦었으니까, 너희를 방해하지 않을게.”“너네? 누구?”소혜는 지훈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때 지훈이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가더니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에 부딪혔다.“아! 도련님!”...새벽, 처음으로 술에 취해 본 지훈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그는 태양혈을 어루만지며 도우미 보고 해장국을 갖고 오라고 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때 지훈은 어딘가 잘못됨을 느꼈다.‘어, 여긴 우리 집이 아닌데? 나 어제 스틱스에 갔었지?’여기까지 떠오른 지훈은 총알처럼 튀어 올라 옆에 부푼 이불을 보고 소리쳤다.“누구야!”소혜는 하품하며 고개를 돌렸다.“아니, 너 우리 집에 있으면서 내가 누군지 물어본다고?”소혜인 것을 확인한 지훈은 철렁였던 가슴이 진정되었다. 지훈은 어지러운 방을 둘러보며 말했다.“나 왜 여기 있어...?”“너가 왜 여기 있냐고?”저녁 내내 고생했던 소혜가 대답했다.“내가 착해서.”소혜가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자 지훈은 너무 부끄러워 이불을 손에 꽉 쥐었다. 지훈이 다른 말로 자신의 이미지를 살려내려고 하는데 소혜가 그의 어깨를 지면서 진지하게 말했다.“도련님, 뭐 또 남자를 좋아하고 그래?”지훈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설명하려고 했다.“어제밤에는...!”“쉿!”소혜는 손가락으로 지훈의 입을 막으면서 말 안 해도 다 안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나 알아, 너 같은 도련님은 거절을 당한 적이 없어서 이렇게 거절당하고 나니 충격이 컸던 모양이지? 그래도 좋은 쪽으로 생각해야지. 날
소혜는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보듯이 지훈을 바라보며 군침을 삼켰다.“도련님, 아까 머리 아프다고 하지 않았어? 내가 마사지 해줄게.”아래로 향하던 손이 지훈에게 잡혀 태양혈에 놓아졌다.“소혜야, 내 머리 여기 있어.”이 순간 두 사람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소혜는 갑자기 숨쉬기 어려워 다급히 손을 치웠다.“음, 아침 뭐 먹고 싶어? 아, 맞다, 아래에 써브웨이 파는데 내가 가서 사 올게!”소혜가 다급히 도망가자, 지훈은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집 아래에서 소혜는 써브웨이를 사며 멍을 때렸다.‘한 달 못 본 사이에 도련님 왜 이렇게 멋있어진 거지? 설마 나 몰래 무슨 마법이라도 썼나? 힘들게 끊었는데, 또다시 빠지는 거 아니야?’“다 됐어요.”종업원이 다 된 샌드위치를 건네자, 소혜가 말했다.“오늘은 두, 개 주문할게요.”종업원은 웃으며 물었다.“남자 친구 생기셨어요?”“아니요, 그냥 친구예요.”“뭐 다들 그렇게 둘러대는 거죠. 서비스 많이 넣었으니까, 친구분이랑 드세요.”소혜가 집에 도착하자, 샤워를 마친 지훈이 가운을 걸치고 욕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소혜가 온 것을 본 지훈은 미안한 듯 말했다.“미안, 욕실 좀 빌려서 썼어. 도우미 보고 옷 가져오라고 했으니까 아침밥 먹을 때 옷이 좀 이래도 좀 참아줘.”소혜는 바보처럼 웃으며 대답했다.“당연히 괜찮지!”소혜는 평소에 격식을 갖추고 식사를 하지 않기에 집에는 식탁이 없었고 대부분 소파에서 먹었다.소혜는 지훈과 나란히 앉았는데 시선은 계속 지훈의 몸에 가 있었다. 지훈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아침을 다 먹고 소혜를 바라보았다.“아까 미스 진이 날 도와서 여자를 다시 좋아하게 만들어 준다고 했는데, 어떻게 도와줄 건데?”소혜는 침을 닦고 대답했다.“아, 그건, 내 생각에는 먼저 몸부터 시작해야 할 거 같아. 아니면 내가 먼저 검사해 줄까?”소혜가 지훈에게 손을 뻗는데 지훈이 막았다.“미스 진 잊어버렸나 본데 나 지금 여자 안 좋아해.”“그럼, 마음부터 시작할까?
소혜는 밖을 내다보며 말했다.“누구지?”지훈은 여전히 미소를 유지하며 대답했다.“아마 도우미가 내 옷 가져왔을 거야. 미스 진 미안한 데 가서 문 좀 열어줄래?”“알았어.”소혜가 문을 열자 문 앞에는 큰 옷장이 놓여 있었다. 그녀는 아주 당황스러웠다.“이게 뭐야?”도우미가 뒤쪽에서 머리를 내밀고 대답했다.“도련님 옷입니다.”“네?”소혜는 소파에 앉아 있는 지훈을 바라보았다.“아니, 옷 이렇게 많이 가져와서 뭐 하게? 런웨이 하려고?”지훈은 소혜보다 더 놀랐다.“아니, 미스 진이 내 병 치료해 준다며, 그래서 여기서 지내면 병 치료하기 더 편하잖아? 아니면 미스 진이 저택에 돌아가도 되고. 미스 진이 결정해.”소혜는 일이 조금 이상하게 흘러감을 감지했다.소혜의 집이 비록 좀 작았지만 익숙한 곳이기에 그녀는 신중하게 대답했다.“그럼, 여기서 지내.”지훈은 도우미 보고 옷장을 들여오라고 했다.옷장이 너무 커서 집안에 들여오기 무척 힘들었다. 고급스러운 옷장은 어질러진 소혜의 방과는 사뭇 느낌이 달랐다.도우미가 간 뒤, 소혜는 반쪽 벽을 차지한 옷장을 보며 말문이 막힌다는 표정을 지었다.“아니, 너 이 옷장...?”“아, 맞다. 나 여기 공짜로 들어와 살 수는 없잖아? 그래서 월세랑 의료비 내려고 하는데, 한 달에 5,000만 어때?”“5,000만...?”소혜는 눈앞에 놓인 옷장이 순간 예뻐 보였다. 그녀는 소매를 걷고 트렁크를 바라보았다.“도련님은 앉아 있어. 내가 정리해 줄게!”“괜찮아.”지훈이 소혜의 손을 잡았다.“도우미가 점심 식사 가져올 때 와서 정리해 줄 거야. 나 여기 잘 모르니까 네가 좀 구경시켜 줄래?”“알겠어. 알아야 뭐 사러 나가지.”소혜는 쌓여있는 옷더미에서 조금 덜 접힌 셔츠를 꺼내 바꿔 입었다. 그 모습을 본 지훈은 할 말을 잃었다. 소혜는 다급히 설명했다.“다 깨끗한 거야. 그냥 넣기 귀찮아서 씻은 다음에 여기다 둔 거야.”지훈은 눈썹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응, 편리하긴 하겠네.”소
‘자주 만난다고...?’아줌마는 두 사람이 연인 사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냈다.두 사람이 가자 아줌마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채팅방에 문자를 보냈다.[17층에 사는 낮에는 안 나가고 밤에만 나다니는 여자애 말이야, 오늘에 걔 남자 친구를 봤지 뭐야, 엄청나게 잘생겼어! 집안도 엄청나게 잘 사나 봐, 부러워!]소혜는 아줌마의 위력을 알지 못한 채 지훈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어른들이 널 되게 좋아하네?”“그렇지, 내가 골동품 쪽 일을 하니까 대부분 사람이 다 나이가 꽤 있으신 분들이라, 이제는 자연스럽게 어른들이랑 어떻게 대화를 나눠야 하는지 알게 됐지.”지훈은 앞에 놓은 나뭇가지를 잡았다.“여기 단풍나무를 많이 심었네. 가을이 되면 엄청 예쁘겠다.”“아? 몰랐네. 난 평소에 낮에는 잘 안 나가고 밖에 나와서 밥 먹고 다시 들어가서 자니까.”“그렇게 하면 몸에 안 좋아. 왜 저녁에 할 일을 낮에 하지 않는 거야?”“나한테는 낮이랑 밤이 별 차이가 없는데?”소혜는 지훈이 자신을 싫어하게 만들기 위해 또다시 작전을 시작했다.“나처럼 이렇게 낮과 밤이 뒤바뀐 사람들이랑 살면 엄청 피곤할걸? 네가 출근하는데 난 자고 있고 네가 집에 와서 자려는데 난 노트북으로 일하고 있으면 말이야. 안 그래?”지훈은 단풍나무 잎을 만지며 아침의 햇살 속에서 가볍게 웃었다.“한 명은 낮에, 다른 한 명은 밤에. 이러면 하루동안 집이 계속 밝을 거니까 좋은 거 아니야?”소혜는 당황스러워 더워졌다.“아, 맞다. 저기 마트가 있는데, 우리 가서 마실 거 사자.”오전 9시 반, 젊은 사람들은 다 출근하러 갔고 아침 운동을 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집을 가거나 채소를 사러 갔기에 아주 조용했다.가을에 들어섰기에 날씨는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았다. 잔잔한 바람이 불어오자 아주 편안한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소혜는 지훈과 나란히 그늘을 걷고 있었고 풀 냄새를 맡자,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다.“도련님, 뭐 하나 물어봐도 돼?”“응.”“왜 날 좋아하는 거야? 심지어
눈이 마주치자, 지훈은 소혜를 지그시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또 모든 것을 다 말한 듯한 분위기가 감돌았다.지훈은 다시 발걸음을 뗐다.“다 듣고 나니까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명목이 되게 가짜 같지?”소혜가 위로했다.“아니야. 그렇지 않아.”지훈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활짝 웃으며 말했다.“맞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던 그건 다른 사람들 문제지.”전에 소혜가 지훈을 좋다고 따라다니거나 빚을 갚는 상황에 있었는데, 처음으로 이렇게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두 사람은 집 부근을 돌다가 도우미가 점심 식사를 가져왔다는 전화를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문을 열고 들어간 소혜는 눈을 의심했다. 깔끔하게 정리된 방에는 새로운 가구가 몇 개 들어와 있었고 낡아서 못 봐주던 소파는 가죽 소파로 바뀌어져 있었으며 쿠션에서는 빛이 났다.택배 상자를 모아 놓던 테라스에는 흔들의자가 놓여 있었고 안방에는 각종 간식을 놓은 서랍이 있었다. 침대도 새로 교체되어 있었다.소혜는 예쁜 커튼을 보며 말했다.“이거 진짜 우리 집 맞아?”“맞지, 내가 그냥 업그레이드 좀 시킨 것뿐이야. 월세 이외의 감사 선물이랄까?”“선물?”소혜의 눈이 동그래졌다.“그래서 너 이거 나갈 때 안 갖고 나가고 나 준다고?”“응.”‘드디어 나도 이런 선물을 받는구나!’소혜는 너무 기뻐 바보처럼 웃었다.“받기만 하니까 미안하네. 걱정 마, 내가 꼭 너 치료해 줄게!”오후에 지훈은 일이 있어서 나가고 소혜가 열심히 인터넷을 찾아보았다.요즘처럼 개방적인 시대에 인터넷을 아무리 찾아도 존중해 주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어렵게 한 방법을 찾았는데, 그 사람 앞에서 여성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라는 것이었다.‘여성의 아름다움이라.’소혜는 거울을 비춰보면서 섹시한 포즈를 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자신의 그런 모습을 감당할 수 없었다.‘난 안 되겠어, 이런 건 전문적인 사람한테 맡겨야지!’소혜는 새로 개업한 술집에서 지훈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지훈에게
소혜가 한참을 말했는데 대답이 들리지 않자, 고개를 돌려 물었다.“음, 도련님 왜 기분이 나빠 보이지?”지훈이 웃으며 소혜를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었다.“그럴 리가, 미스 진이 이렇게 날 위하는데 너무 감격스럽지.”“그래? 얼른 들어가자.”...슈퍼노바 안의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 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이 줄줄이 들어왔다.지훈과 소혜의 양쪽에 예쁜 여자 두 명이 앉아 있었고 그들을 위해 술을 부어주었다.이쪽 일을 하는 사람들은 눈치가 빨라 지훈의 옆에 앉은 여자가 지훈이 보통 사람이 아닌 것을 알아채고 더욱 열정을 가했다.“같이 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술 따라 드릴게요.”지훈은 술잔을 치우며 말했다.“감사하지만 괜찮습니다.”다른 쪽에 앉은 여자가 말했다.“이렇게 정중하게 얘기하는데 술도 못 따르나요?”지훈은 주스를 들고 자신의 잔에 부었다.“미스 진이 내가 여자 안 좋아한다고 얘기 안 하던가요?”“네?”두 여자는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소혜 옆에 앉았던 여자가 소혜의 눈치를 봤다.“음, 언니...?”소혜는 치킨을 삼키고 대답했다.“저도 남자 좋아해요.”그 여자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입을 삐죽 내밀었다.“두 분 다 남자 좋아하시면서 왜 남자 모델 안 부르세요?”여자들이 기분이 나쁜 기색을 보이자, 소혜가 다급히 설명했다.“아니에요. 여기 예쁜 언니들이 많다는 말을 들어서 많이 보려고요. 보다 보면 여자 좋아할 수도?”여자는 거절을 당해 차갑게 말했다.“저희 같은 여자들은 그렇게 매력이 많지 않아요. 나비 언니가 올 때까지 기다리세요.”말을 마친 두 사람이 나가려고 하는데 문 쪽에서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너희 정말 점점 대충 일하네? 이렇게 귀한 손님을 모셔놓고 그런 태도야?”두 사람은 공손하게 자세를 고쳐 잡았다.“나비 언니.”소혜는 나비가 이 업계에서 엄청 유명하다는 소문을 듣고 여기로 오게 된 것이다. 소혜는 다급히 나비를 바라보았다.나비는 서른 살쯤 되어 보였고 흰색
소혜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고 있을 때, 지훈이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나비 씨 눈썰미가 좋으시네요.”나비는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고객들이랑 자주 얘기를 나누다 보니 눈썰미가 생겼어요.”지훈이 방안을 한번 쓱 훑고 말했다.“그러니까 슈퍼노바 연 지 얼마 안 됐는데 이렇게 장사가 잘되지.”“하하, 감사합니다.”나비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을 이어 나갔다.“슈퍼노바 제가 연 거 어떻게 아셨어요?”지훈은 대답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오늘에 우리가 온다는 걸 알고 직접 나온 거죠?”소혜는 두 사람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무슨 얘기 하는 거예요?”“이런데 너 말 한마디에 사장님이 나올 수 있을 거 같아?”소혜는 손뼉을 쳤다.“그러네?”나비는 웃으며 두 손을 들었다.“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스틱스 쪽 소문을 들었어요. 도련님이랑 소혜 아가씨께서 결혼하신다는 말을 듣고 오늘 저녁 식사는 제가 직접 대접해 드려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나비는 아주 정중하게 두 사람에게 얘기했다.소혜는 소문이 다 퍼졌다는 말을 듣고 다급히 말했다.“도련님! 이렇게 큰 일은 얼른 해명해야죠!”지훈이 소혜를 바라보았다.“미스 진, 왜 이렇게 급해? 누가 보면 내가 무슨 나쁜 짓을 해서 나랑 엮이기 싫어하는 줄 알겠네?”“아니지! 나는 그저 소문이 나가면 네가 앞으로 여자 친구 찾는 데 불리할까 봐 그러지! 부잣집 사람들은 다 이런 거 신경 쓰잖아. 나 같은 사람들은 상관없어.”나비는 말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소혜 아가씨 너무 흥분하셨네요.”소혜는 다급히 사과했다.“미안해요.”지훈은 손을 닦으며 담담히 말했다.“소문은 해석한다고 안 퍼지는 거 아니야.”“그래도.”소혜는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데 나비가 끊어버렸다.“소혜 아가씨, 너무 급해 마세요. 스틱스 쪽도 선은 지킬 겁니다. 제가 들은 건 스틱스 남자 모델 하나가 스틱스에서 나와서 소문이 난 거라고 하던데요.”“소혜 씨, 저 화장실 좀 다녀오려고 하는데 같
나비가 너무 에둘러서 말했기에 소혜는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네? 무슨 말이에요?”나비는 소혜가 전혀 알아듣지 못한 기색을 보고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았다.“아, 아니에요. 소혜 씨, 아까 도련님께서 다시 여자를 좋아하게 하고 싶다고 하셨죠? 그래서 여기에 데리고 온 거고. 제 생각에는 이 문제가 소혜 씨 때문에 생겼으니까 소혜 씨가 직접 해결하는 게 좋은 거 같은데요?”“저요?”소혜는 나비의 매혹적인 몸매를 보고 다시 자신의 몸매를 보면서 머리를 긁적였다.“저, 전 안 될 거 같은데요. 언니처럼 이런 몸매를 가진 여자가 진짜 여자죠.”나비는 웃으며 말했다.“소혜 씨, 정말 순수하고 귀엽네요. 혹시 절 싫어하지 않으신다면 연락처 교환해도 될까요? 이제 시간 날 때 어떻게 하면 더 여성스러워지는지 가르쳐 드릴게요. 그러면 도련님의 병도 더 빨리 나을 수 있을 거예요.”“좋아요!”이렇게 두 사람은 연락처를 교환했고 룸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나비가 발걸음을 멈췄다.소혜는 고개를 돌리고 물었다.“왜 그래요?”“저 아직 해결해야 할 일이 남아서 두 분을 계속 접대하지 못할 거 같네요. 소혜 씨 저 대신 도련님께 사과의 말을 전해주세요.”“알겠어요.”나비가 가는 뒷모습을 보며 소혜는 마음이 좀 답답했다.‘도련님한테 잘 보이고 싶다면서 왜 가지?’소혜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룸으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누나, 저 찾으러 오신 거예요?”소혜는 과일 접시를 들고 있는 시운을 보고 깜짝 놀랐다.“시운? 너 여기서 뭐 해?”시운은 자신이 입은 종업원 옷을 보면서 대답했다.“스틱스에서 쫓겨나서 종업원 일을 해야죠. 누나,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비록 좀 힘들지만, 저 도련님 원망하지 않아요.”“아주 관대하네.”고개를 돌리자, 지훈이 문 앞에 서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지훈을 보자 시운은 금세 얼굴이 하얗게 질러 버렸다. 시운은 또 소혜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누나.”소혜는 시운이 채 낫지 않은 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