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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6화 줄행랑(50)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왔다. 한 달이 지난 뒤, 소혜는 열심히 일해서 모은 계좌에 있는 2억을 보고 생각에 잠겼다.

이 한 달 동안 낮과 밤이 뒤바뀌고, 손가락에 물집이 배겼다. 그러나 2,000억이라는 목표에 비하면 모래알 한 알 정도 해낸 셈이다.

어느 장기를 팔지 고민하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한 달 동안 연락이 없던 지훈인 줄 알고 다급히 핸드폰을 들었는데, 시운이었다.

시운이 퇴원한다고 그동안 고마웠다고, 밥을 사겠다는 문자였다.

소혜는 한 달 내내 집에서 몸과 마음을 다스렸기에 나가서 바람 좀 쐐고 싶어 동의했다.

...

다음날, 소혜는 점심까지 잤고 시운이 약속 장소를 메시지로 보내왔다.

소혜가 약속 장소에 가보니 아주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이었다.

“왜 이렇게 비싼 데서 만나자고 한 거야? 너 일자리 잃었잖아.”

시운은 소혜에게 물을 따라주면서 억지로 웃었다.

“네, 스틱스 쪽에서 절 안 쓰겠다고 하네요. 그리고 도련님한테 잘못을 저질렀다는소문이 쫙 퍼져서 이쪽 일은 이젠 못할 거 같아요.”

소혜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시운을 바라보았다.

“너 도대체 무슨 일을 했길래 도련님이 널 저택에 데리고 가서 그런 일을 꾸몄을까?”

“그건.”

시운은 소혜의 눈을 피했다.

“아마 도련님이 질투해서 그런 거겠죠.”

“말이 안 되잖아?”

소혜는 머리를 긁적였다.

“질투했다면 널 로켓에 매달아서 화성에 보내야지, 왜 널 저택에 데리고 가겠어. 그게 아니면...?”

시운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아니면...?”

“질투하는 걸 즐기나?”

“캑캑캑.”

시운이 대답하기도 전에 등 뒤에서 사레들린 소리가 들려왔다.

이 레스토랑은 자리가 다 병풍으로 가려져 있어 소혜는 방금 자신이 너무 큰 소리로 얘기해 다른 고객에게 피해를 준 것 같아 입을 막았다.

식사를 마친 뒤, 소혜는 트림하며 말했다.

“시운아, 너 예전부터 도련님 알고 있었던 건 아니지?”

“아, 아니에요. 저 같은 신분으로 어떻게 도련님을 알겠어요.”

여기까지 말하고 시운은 잠시 머뭇거렸다. 그는 불쌍한 듯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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