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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5화 줄행랑(49)

소혜는 지훈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내가 계속 추구해 온 건 뭐야? 그냥 지훈이 잘생겨서? 그러면 이런 좋아함은 시운 같은 애들을 좋아하는 감정처럼 곧 사라지겠지...?’

여태까지 경험으로 보면 소혜는 사람이든 물건이든 좋아하는 마음이 얼마 가지 못했다.

만약 지훈도 소혜처럼 순간적인 끌림으로 좋아한다면 소혜도 그 틈을 타 이익을 좀 얻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지훈이 그녀를 3년이나 좋아했고 또 결혼까지 하려고 하는 것을 보면 앞으로도 쭉 단속할 것이다.

소혜는 그 어느 때보다 좋아하던 감정을 추스르고 이제는 다른 사람을 좋아해 보자는 생각을 했다.

눈이 마주치자, 지훈은 무슨 말을 할지 직감한 것처럼 힘겹게 말을 뱉었다.

“여보.”

“날 여보라고 부르지 마.”

소혜는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진 빚 갚을 거야, 근데 난 너랑 결혼하지 않을 거야.”

지훈의 예쁜 두 눈에는 점차 빛이 흐려졌다. 그는 주머니에서 계약서를 꺼내 말했다.

“근데 계약서에 10년 후면 네가 내 아내가 된다고 썼잖아.”

소혜는 머리를 쥐어 잡으며 말했다.

“내가 그 2,000억을 미리 갚으면 결혼 안 해도 되잖아.”

지훈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래서 너 내 곁에 남아 일하기 싫다는 거야?”

“응.”

소혜는 지훈의 눈을 피했다.

“난 그래도 자유로운 직업을 좋아해. 이렇게 출, 퇴근 시간 딱딱 맞춰서 일하는 거 나랑 안 맞아.”

지훈은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그럼 내가 네 시간에 맞춰서 일하러 나가면...?”

“됐어!”

소혜는 큰소리로 대답했다. 거절하는 의미와 자신이 마음이 약해지지 않도록 그러는 듯싶다.

“도련님은 모든 면에서 다 너무 좋은 사람이야! 근데 난 자유로운 삶을 더 좋아하니까 어쩔 수 없어. 나 병실로 돌아갈게. 얼른 가.”

...

병실에서 석고를 다시 한 시운이 침대에 기대어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소혜가 들어오자 아픈 몸을 이끌고 다급히 일어났다.

“누나, 왜 그렇게 오래 밖에 있었어요? 도련님께서 누나한테 무슨 말씀하셨어요?”

똑똑하게 지훈에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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