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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9화 줄행랑(43)

소혜는 이런 자극을 감당할 수 없어 도망가고 싶었는데 지훈이 허리를 꼭 껴안았다. 지훈은 머리를 그녀의 어깨에 기대고 속삭였다.

“소혜야, 날 좋아해 줘, 응?”

반박하려고 하는데 아래층에서 깨지는 소리가 나더니 곧이어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살려주세요!”

소혜가 아래층을 내려다보니 시운이 도우미들이랑 대치하고 있었다.

소혜가 아래층에 대고 소리쳤다.

“무슨 일이야?”

시운이 고개를 들고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대답했다.

“누나, 이분들 날 괴롭혀요. 저 죽을 거 같아요, 너무 무서워!”

소혜는 죽는다는 말에 그 자리에 굳어 버린 지훈을 신경 쓰지 않은 채 다급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래층에서 시운은 긴장한 듯 주먹을 움켜쥐고 있었다.

조금 전, 시운은 두 눈으로 도우미가 몰래 죽에 흰색 가루를 넣고 자신에게 건네주는 것을 보았다.

‘도련님께서 날 죽이려나 보다. 얼른 여기서 벗어나야 해!’

긴장한 순간에 고개를 들어 보니 소혜가 지훈과 안고 있자 더욱 화가 나고 당황했다.

어제 스틱스에서 나올 때,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었기에 시운은 스틱스에 다시 돌아갈 수 없다. 더군다나 시운이 지훈과 안 좋은 일이 있었다는 소문이 나면 다른 곳에서도 시운을 받아주지 않을 것이다.

‘이젠 더 이상 원래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고 돌아가기도 싫어! 소혜 누나가 내 유일한 구명줄이야!’

그래서 소혜가 아래층으로 내려오자마자 시운은 소혜의 품에 안겨버렸다.

“누나, 너무 무서워요, 저 사람들이 날 죽이려고 해요.”

도우미들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소혜를 바라보고 있었다.

“음, 오해한 거 아니야? 저분들 다 엄청 착하신 분들인데, 대낮에 널 어떻게 죽여? 죽인다고 해도 저녁에 죽이겠지.”

도우미들이 대답했다.

“그러니까요.”

시운은 울며 고개를 저었다.

“진짜예요! 도련님이 절 여기에 데리고 온 것도 소리 없이 절 죽이려고 그러는 거라니까요!”

“응?”

소혜의 뒤를 따라 내려온 지훈이 말했다.

“제가 시운 씨를 데리고 저택에서 죽인다고? 스틱스에서도 죽일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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