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훈이 비록 재물을 탐낸다고 말하지만 민 씨네 집안 넷째 도련님으로서 신사적인 예의는 어릴 적부터 몸에 배여있었다.평소에 소통할 때는 사람을 편하게 해주지만 어떨 때는 사람을 귀찮게 하는 면이 있다.예를 들면.“복숭아, 여기 만져도 돼?”“복숭아, 여기에 뽀뽀해도 돼?”“복숭아, 지금 괜찮아?”“복숭아, 자세 바꿔도 돼?”‘복숭아’라고 너무 불러대자, 소혜는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지훈이 사소한 것까지 물어보자, 소혜는 머리가 아파 화를 냈다.“서커스단처럼 이상한 회전을 시키는 거 제외하고 다 되니까 물어보지 마!”지훈은 행복하게 웃었고 그의 예쁜 눈은 욕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지훈은 소혜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복숭아, 통이 크네.”“고마워.”소혜는 오늘의 지훈이 전과 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지훈의 말이 끝나자마자 부드럽던 분위기가 갑자기 변했다.꼬리를 내민 여우는 복숭아 살을 먹고, 주스까지 내서 마시는 것 외에 씨까지 먹으려했다.소혜는 발버둥 치며 이불에서 기어 나왔다.“나 안 되겠어.”막 나가려는데 지훈이 다시 잡아당겼다. 지훈이 재밌다는 듯 웃었다.“복숭아, 네가 방금 말했잖아, 뭘 해도 다 된다고. 어떻게 중도에 그만둘 수 있어?”“살려줘!”이날 밤, 소혜는 입을 조심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깊이 깨달았다!그러나 이런 괴로운 느낌은 자신이 술을 많이 마신 밤으로 다시 돌아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게 했다.그때의 소혜도 이미 너무 시달려 그저 손만 잡고 뽀뽀만 하고 싶었지 더 이상 나아가고 싶지 않았다. 시운이 눈치를 줬지만, 그녀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밤새 소혜는 지훈에게 시달렸다.다음 날, 소혜가 깨어났을 때 그녀의 눈에는 욕심이 없어졌다.정신이 가출해 있는데, 욕실 문이 열렸고 지훈이 가운을 입고 걸어 나왔다.“여보, 좋은 아침이야.”소혜가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을 보고 지훈은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인간은 고통을 잊는 동물이다. 소혜는 간밤의 고통을 잊어버린 듯 손으로 지훈의
소혜는 말을 안 듣는 엄지손가락을 보며 자신이 귀신에 씌운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그녀는 엄지손가락을 가리키며 말했다.“아니, 뭘 망설이는 거야? 유진에게 빨리 알려줘야, 지훈과 감정이 빨리 생기지. 그래야 너도 빚더미에서 빨리 벗어나서 자유를 얻을 수 있잖아!”“근데 그렇게 되면 난 이 아름다운 몸을 즐길 수 없잖아?”“아이고, 세상에 잘생긴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다른 걸로 바꾸면 되지!”“근데 이거 되게 괜찮잖아.”“얼마나 괜찮은데?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매일 먹을 수는 없잖아!”소혜가 메시지를 보낼지 말지 심사숙고할 때 갑자기 휴대전화가 미친 듯이 진동했다. 무슨 일인지 보니 유진이 아침부터 그녀를 폭격하기 시작했다.[족제비! 너 어젯밤에 닭 먹으러 갔냐?][감히 닭을 먹으면 내가 널 물어 죽일 거야!][야!!! 화면에 숨어서 모른 척 하지 마, 보고 있는 거 다 알아!!!][너 아까 입력 중인 거 다 봤는데 빨리 나와!!!]소혜는 유진의 폭격에 정신이 혼미해 실수로 메시지를 보내버렸다. “빨리 철회해!”소혜가 철회하려는데 핸드폰 알림 소리가 들렸다.[500만 입금되었습니다.]‘이거...!’소혜의 손놀림이 엄청나게 느려졌다.“야, 철회할 수 없네.”“돈까지 다 보내줬는데, 철회하면 좀 그렇지?”소혜는 자신의 손을 비평한 뒤 웃으며 잔액을 보았다.“이번 한 번뿐이야. 다음은 없어!”“시운, 나 곧 갈게!”...다른 한쪽에서 지훈은 오후에 진행될 경매장 분포에 관해 얘기한 뒤 고개를 돌렸는데유진을 발견했다.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지만, 여전히 미소를 유지하며 말했다.“유진, 무슨 일로 왔어?”유진은 오늘 평소와 다르게 그 예쁜 치마를 입지 않고 체크 셔츠를 입었다. 유진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소혜랑 완전히 달랐다.“저 경매에 참여하려고요!”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경매는 오후 3시에 시작되는데, 유진 너무 빨리 왔어.”“저 소장품 사려고요! 비싼 걸로!”이 말을 하자 유진은 드디어 지훈이 진심으로
스틱스.오랫동안 스틱스에 발을 들이지 않았던 소혜는 늑대가 먹잇감을 발견하듯 군침을 흘렸다.복도에서, 훈련을 잘 받은 남자 모델은 옆을 지나갈 때 소혜를 웃으며 바라보았고, 외향적인 남자들은 윙크하며 몰래 명함을 쑤셔 넣기도 했다.규칙대로라면 이렇게 명함을 넣는 것은 하면 안 되는 행동이지만 몰래 한다는 자체가더 자극적이다.매니저는 안경을 끼고 있었는데 우아하게 말했다.“소혜 씨, 돌아온 것을 환영합니다. 최근 남자 모델들을 새로 뽑아서, 잠시 후에 불러서 소혜 씨에게 보내도록 하겠습니다.”소혜는 좋아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좋아, 다 나한테 보내! 술 올려줘!”소혜는 스틱스의 단골손님이다. 조금 지나자, 남자들과 술이 같이 올랐다.소혜가 스틱스에 올 때마다 시운을 찾았기 때문에 그도 함께 보내졌다.“소혜 누나.”시운은 인형 같은 얼굴로 소혜를 보더니 눈가가 촉촉해졌다.소혜는 시운이 입고 있는 종업원 옷을 보고 멍해졌다.“왜? 너 오늘 역할극을 할 거야? 왜 소방관이나 의사 선생님이 아니야?”시운은 술을 내려놓고 억울한 듯 말했다.“누나, 저, 저 실적이 좋지 않아 종업원으로 내려왔어요.”스틱스에는 확실히 이런 규정이 있었다. 3개월간 업적이 계속 최하위를 차지하는 남자 모델은 종업원으로 내려오게 된다.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보통 부잣집 누나들과 아주머니가 많아 시운 같은 인형 얼굴에 별로 관심이 없었고 남자다운 남자들을 좋아했다. 소혜의 지갑이 지훈에게 탈탈 털린 뒤로 시운의 업적도 같이 떨어졌다. 시운은 벌써 3개월간 종업원 일을 하고 있었다.시운의 불쌍한 모습을 보고 소혜는 위로했다.“아이고, 종업원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다 빛이 나는 일이잖아? 나는 네가 이 종업원 옷을 입는 게 원래 옷보다 훨씬 예쁜 거 같은데?”표정 관리에 프로인 시운은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누나가 오랜만에 오셨는데, 제가 이런 말을 해서 누나 신경 쓰이게 했네요. 누나, 술 받으세요.”그 술을 받으려고 하자 전에 소혜에게 명함을 찔러
이와 동시에 경매가 끝났다.지훈은 몇몇 고객과 함께 나왔다. 지훈은 오늘 격식을 차린 차림을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우아함을 뽐냈다.“여러분께서 제 체면을 세워주셔서 감사합니다.”“아닙니다. 넷째 도련님께서 저희 골동품 복구해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데요. 오늘 저희가 식사 제대로 대접하겠습니다.”“맞아요! 저 스틱스에 방 예약했어요. 도련님 얼른 차에 타세요.”“스틱스.”지훈이 막 거절하려고 했는데, 귓가에 갑자기 소혜가 전에 스틱스에 가서 기술 좀 배우라던 말이 들렸다.이 생각이 떠오르자, 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그럼 부탁드릴게요.”밤의 스틱스는 곳곳에서 사치스럽고 부패한 냄새가 풍겼는데, 지훈 등 사람들이 자리에 앉자, 총지배인이 인사를 하러 왔다.“넷째 도련님, 모델들 부를까요?”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몇 명 골라 주세요.”총지배인은 원래 예의상 물어본 것이었다. 민 씨네 집안의 명성이 자자하기에 넷째 도련님이 스틱스에서 돈을 내고 모델들이랑 어울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지훈이 모델을 한 명도 아닌 여러 명을 불러 달라고 해 총지배인은 아주 놀랐다. 그러나 총지배인도 훈련을 받았기에 마음속으로 아무리 놀라도 얼굴에 드러내지 않았다. 총지배인이 가서 사람들을 데리고 오려고 하는데 지훈이 한마디 덧붙였다.“남자들로 불러줘요. 실적이 가장 좋은 분들로.”이번에는 지배인만 놀란 것이 아니라 동행한 늙은 아저씨들도 너무 놀랐다. 놀라 죽을 지경이었지만 조금도 드러내지 못했다.‘넷째 도련님에게 이런 취미가 있다니! 그럼, 도련님께서 우리를 도와 골동품을 복원하겠다고 약속한 게 설마 우리가 마음에 들어서?’너무 충격적인 말이어서 그중 한 아저씨는 지훈과 살짝 더 떨어져 앉았다.곧 남자 모델 두 명이 왔다.방 안에 있는 사람들과 달리 이 두 모델은 안색이 밝았다.한 명는 몇 년 연속 우승한 최고의 남자 모델이고, 다른 한 명은 신인 중에서 뛰어난 재욱이다.두 사람이 지훈의 양옆에 앉아 술을
고객의 사생활이기에 재욱은 사실대로 말하기 어려웠다. 특히 줄곧 부드럽고 예의를 지키던 지훈이 불빛 아래에 있자 조금 무서운 감이 들었다.재욱이 조심스럽게 말했다.“도련님, 소혜 씨를 아세요?”지훈은 재욱이 잘하면 말해 줄 거라는 기미를 눈치채고 불빛 아래서 걸어 나왔고 또다시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소혜 씨는 제 둘째 형 여동생입니다. 술 좀 보내려고요.”지훈의 미소는 분명히 평소와 같았지만, 다른 모델이 눈치가 빨라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 모델이 숨기려고 하자마자 재욱이 말해 버렸다.“아, 소혜 씨 바로 아래 29층 2908호에 있어요. 저 방금 그곳에서 나왔어요. 도련님께서 술 보내고 싶으시면 제가 모셔다드릴 수 있어요.”지훈은 소혜가 정말 여기에 있다는 말을 듣고 목소리가 약간 차가워졌다.“그러면 부탁할게요.”그 모델은 분위기가 싸해지자, 자리를 피해버렸다.방으로 돌아오자, 아저씨들이 모여 앉아 작은 소리로 외치고 있었다.“이따가 네가 가서 도련님에게 골동품 복원에 대해 말해.”“넌 왜 안 가!”“너 배가 나보다 작으니까, 도련님이 더 좋아할 거야!”“맞아, 이 골동품은 도련님만이 복원할 수 있어. 만약 도련님을 화나게 해서 복원 안 해주겠다고 하면 어떡해!”이런 말을 하던 중 지훈이 돌아왔다. 그는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죄송합니다. 제가 일이 있어서 먼저 가 봐야 할 거 같습니다.”“네?”“도련님, 어디 가세요?”지훈이 살짝 웃으며 말했다.“제 아내가 아래층에 있어서 가서 인사 좀 하려고요.”...29층.아무것도 모르는 소혜는 시운을 위해 상처를 싸매고 있었다. 소혜는 약을 들고 말했다.“나 바를 거니까 조금만 참아.”시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소혜가 약을 바르려고 하자 시운이 소혜의 어깨에 기대어 부르르 떨었다.소혜가 위로했다.“자, 자, 거품 나오는 것 봐, 곧 나을 거야.”붕대로 싸매자, 시운은 너무 아파서 눈물을 흘렸다.“누나, 미안해요. 제가 분위기를
지훈이 문을 밀고 들어오자, 손을 잡고 있는 소혜와 시운을 보고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지금 들어가도 괜찮아? 아니면 너희 계속 얘기해. 내가 먼저 자리를 피해줄게.”소혜는 지훈이 나타난 순간부터 너무 놀라서 차렷 자세를 유지하며 말을 더듬었다.“넷째 도련님...! 여긴 어쩐 일이야?”“나 위층에서 다른 사람들이랑 일에 관해 얘기하고 있었는데, 네가 여기에 있다는 말을 듣고 왔지.”지훈은 말하면서 방에 들어왔고 웃으면서 시운에게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민지훈입니다.”시운은 지훈의 이름을 듣고 소파에서 뛰어내려왔다.“넷째 도련님.”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시선은 시운에게 고정한 소혜를 잡아당기며 자리에 앉았다.“네, 얼른 앉으세요.”이어 지훈은 시운과 재욱이 현장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혜의 술잔을 빼냈다.“여보, 우리 임신 준비 중인데 술을 마시면 안 되지.”그러자 재욱과 시운이 동시에 비명을 질렀다.“여보?”“임신 준비?!”이 말을 들은 시운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만약 소혜와 지훈이 이미 결혼했다면 자신이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이 되기에 무서웠다.방금 재욱을 잘 밀어냈다고 좋아하던 시운은 안색이 좋지 않아졌다. 그런 시운을 재욱은 통쾌하다는 듯 바라보았다.마찬가지로 말하지 못하는 소혜는 지훈에게 스틱스에 있는 것을 들킨 것만으로도 끔찍한데, 더욱 끔찍한 것은 지훈이 혼자 임신을 준비했다는 것이다.‘완전 자기 맘대로네?’소혜가 임신 준비에 관해 질문하려 하는데 지훈은 그녀를 보면서 말했다.“오늘 유진이 내 경매장에 왔던데, 여보, 유진이 어떻게 내가 거기에 있는 걸 알지?”화가 끓던 소혜는 삽시에 잠잠해졌다. 소혜는 술잔을 내려놓고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안 마실게.”소혜를 해결한 지훈은 시운을 바라보았다. “어디에서 본 적이 있는 거 같은데, 맞나요?”“저요...?”시운이 막 부인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무엇인가 떠올랐다.3년 전, 시운은 여전히 종업원이었다. 어느 날 아침, 그가 교대하
시운은 소혜가 아무것도 몰라 보이는 표정을 보고 마음이 서서히 진정되었다. ‘아니지, 만약 소혜가 알았다면 이미 날 찾아 결판을 냈겠지. 이렇게 날 관심해 줄리가 없어.’게다가 몇 년이 지나서 증거도 없고 그날 밤 소혜랑 같이 있었던 사람이 누구인지 증명할 수도 없다.시운이 잡아떼면 지훈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시운은 무서워서 그 자리를 피하려고 했다.“도련님께서 오셨으니 저 먼저 일어나겠습니다.”나가려고 하는데 지훈의 목소리가 들렸다.“거기 서요.”시운은 긴장해서 더 불쌍해 보였다. 그는 소혜를 바라보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누나, 저 좀 구해줘요.”소혜는 시운이 안쓰러워 말했다.“우리 둘이 이야기하자. 쟤는 그냥 보내줘!”소혜가 시운을 감싸고 돌자, 지훈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지훈이 시운을 바라볼 때는 눈빛이 아주 차가웠지만 소혜를 바라볼 때는 옅은 우울감이 비쳤다.“여보는 내가 트집을 잡으려는 줄 알았어? 내가 당신한테는 그 정도로밖에 안 보여?”소혜는 말문이 막혔다.“어? 그럼, 왜 쟤를 못 가게 하는데?”지훈이 한숨을 내쉬었다.“나는 그저 저 붕대가 너무 허술하게 감겨 있어서 그랬지. 지금 날씨가 너무 더우니까 감염될 수 있잖아?”소혜는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그랬구나! 미안해, 널 오해했어.”소혜는 시운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럼 다시 앉아.”지훈은 차갑게 시운을 한 번 보고는 다시 인위적인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앉으시죠. 혹시 제가 소혜한테 화를 내고 있어서 가려는 건가요?”“아니, 아니, 저는.”“아니면 앉아요. 재욱, 사람 불러서 붕대 좀 다시 감아줘요.”멀뚱멀뚱 보고 있던 재욱이 일어섰다. “사람 불러오겠습니다.”소혜와 얘기를 하는 지훈을 보며 재욱은 생각했다.‘도련님, 이런 능력이 있으시면서 아까 우리한테 그렇게 많은 질문을 하셨어?’곧 의료진이 왔다.시운의 손에 감겨있던 거즈를 떼자, 지훈은 웃으며 말했다.“의사 선생님, 제 아내가 이 남자 모델에게 관심이 많아
“어?”소혜가 아무리 섬세하지 않다고 해도 지금 일이 좀 이상하게 흘러간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손으로 태향혈을 누르며 말했다.“아니, 뭔가 이상한데?”지훈이 소혜의 손을 잡아당기며 웃으며 말했다.“소혜야, 마음에 드는 사람 말해 봐. 다 데리고 가자.”지훈은 자연스럽게 재욱을 바라보았는데, 옆에서 생각 없이 구경하던 재욱이 무서워 차렸 자세를 유지했다. ‘민 씨 저택 같은 곳에서 살아나올 수 있을지 몰라, 누가 감히 들어가겠어?’재욱은 멋쩍게 웃었다.“저 아직 모셔야 할 고객들이 계셔서 먼저 가보겠습니다.”...이렇게 지훈은 소혜를 끌고 떠났고 뒤에는 경호원에게 끌려오는 시운도 있었다.너무 이상한 장면이어서 스틱스 내부 사람들이 토론하기 시작했다.“소혜 누나 아니야? 무슨 상황이지?”“아, 너 아직 모르는구나? 소혜 누나랑 도련님께서 이미 결혼한 사이인데, 시운이 그것도 모르고 소혜 누나를 꼬시다가 들킨 거잖아!”“어? 그럼, 어디로 데려가는 거야?”“누가 알겠어! 시운이 감고 있는 붕대가 피로 물든 것 좀 봐. 가서 또 어떤 일을 당할지!”소문은 아주 빨리 퍼졌고 심지어 지훈이 시운의 다리를 부러뜨렸다는 소문까지 났다.민 씨네 집안 권력이 하늘을 찌르고 지훈이 민씨 집안 도련님이기에, 항상 부드럽고예의 바르지만 이런 일을 당하면 어떻게 화가 안 나겠는가?소혜와 교류가 있었던 남자 모델들은 다 너무 무서워 어떤 사람들은 핸드폰 번호를 바꾸고 어떤 사람들은 집까지 옮겼다.스틱스 내부가 완전히 혼란스러운 상황이 됐지만 소혜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소혜의 양옆에 지훈과 시운이 앉았다.소혜는 중간에 껴서 제대로 앉지도 못하고 서지도 못했다.시운은 마음이 너무 괴로웠다. 그는 아직 지훈이 자신을 데리고 가는 이유가 3년 전일 때문인지 알지 못했다.일단 소혜가 사실을 알게 되면 시운은 자신을 돌보는 유일한 누나를 잃게 되어 원래의 가난하고 눈치 보는 생활로 돌아가게 된다.시운은 소혜를 바라보았다. 이 3년 동안 그는 소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