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498화 줄행랑(32)

스틱스.

오랫동안 스틱스에 발을 들이지 않았던 소혜는 늑대가 먹잇감을 발견하듯 군침을 흘렸다.

복도에서, 훈련을 잘 받은 남자 모델은 옆을 지나갈 때 소혜를 웃으며 바라보았고, 외향적인 남자들은 윙크하며 몰래 명함을 쑤셔 넣기도 했다.

규칙대로라면 이렇게 명함을 넣는 것은 하면 안 되는 행동이지만 몰래 한다는 자체가더 자극적이다.

매니저는 안경을 끼고 있었는데 우아하게 말했다.

“소혜 씨, 돌아온 것을 환영합니다. 최근 남자 모델들을 새로 뽑아서, 잠시 후에 불러서 소혜 씨에게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소혜는 좋아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좋아, 다 나한테 보내! 술 올려줘!”

소혜는 스틱스의 단골손님이다. 조금 지나자, 남자들과 술이 같이 올랐다.

소혜가 스틱스에 올 때마다 시운을 찾았기 때문에 그도 함께 보내졌다.

“소혜 누나.”

시운은 인형 같은 얼굴로 소혜를 보더니 눈가가 촉촉해졌다.

소혜는 시운이 입고 있는 종업원 옷을 보고 멍해졌다.

“왜? 너 오늘 역할극을 할 거야? 왜 소방관이나 의사 선생님이 아니야?”

시운은 술을 내려놓고 억울한 듯 말했다.

“누나, 저, 저 실적이 좋지 않아 종업원으로 내려왔어요.”

스틱스에는 확실히 이런 규정이 있었다. 3개월간 업적이 계속 최하위를 차지하는 남자 모델은 종업원으로 내려오게 된다.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보통 부잣집 누나들과 아주머니가 많아 시운 같은 인형 얼굴에 별로 관심이 없었고 남자다운 남자들을 좋아했다. 소혜의 지갑이 지훈에게 탈탈 털린 뒤로 시운의 업적도 같이 떨어졌다. 시운은 벌써 3개월간 종업원 일을 하고 있었다.

시운의 불쌍한 모습을 보고 소혜는 위로했다.

“아이고, 종업원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다 빛이 나는 일이잖아? 나는 네가 이 종업원 옷을 입는 게 원래 옷보다 훨씬 예쁜 거 같은데?”

표정 관리에 프로인 시운은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

“누나가 오랜만에 오셨는데, 제가 이런 말을 해서 누나 신경 쓰이게 했네요. 누나, 술 받으세요.”

그 술을 받으려고 하자 전에 소혜에게 명함을 찔러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