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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0화 줄행랑(34)

고객의 사생활이기에 재욱은 사실대로 말하기 어려웠다. 특히 줄곧 부드럽고 예의를 지키던 지훈이 불빛 아래에 있자 조금 무서운 감이 들었다.

재욱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도련님, 소혜 씨를 아세요?”

지훈은 재욱이 잘하면 말해 줄 거라는 기미를 눈치채고 불빛 아래서 걸어 나왔고 또다시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소혜 씨는 제 둘째 형 여동생입니다. 술 좀 보내려고요.”

지훈의 미소는 분명히 평소와 같았지만, 다른 모델이 눈치가 빨라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 모델이 숨기려고 하자마자 재욱이 말해 버렸다.

“아, 소혜 씨 바로 아래 29층 2908호에 있어요. 저 방금 그곳에서 나왔어요. 도련님께서 술 보내고 싶으시면 제가 모셔다드릴 수 있어요.”

지훈은 소혜가 정말 여기에 있다는 말을 듣고 목소리가 약간 차가워졌다.

“그러면 부탁할게요.”

그 모델은 분위기가 싸해지자, 자리를 피해버렸다.

방으로 돌아오자, 아저씨들이 모여 앉아 작은 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이따가 네가 가서 도련님에게 골동품 복원에 대해 말해.”

“넌 왜 안 가!”

“너 배가 나보다 작으니까, 도련님이 더 좋아할 거야!”

“맞아, 이 골동품은 도련님만이 복원할 수 있어. 만약 도련님을 화나게 해서 복원 안 해주겠다고 하면 어떡해!”

이런 말을 하던 중 지훈이 돌아왔다. 그는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제가 일이 있어서 먼저 가 봐야 할 거 같습니다.”

“네?”

“도련님, 어디 가세요?”

지훈이 살짝 웃으며 말했다.

“제 아내가 아래층에 있어서 가서 인사 좀 하려고요.”

...

29층.

아무것도 모르는 소혜는 시운을 위해 상처를 싸매고 있었다. 소혜는 약을 들고 말했다.

“나 바를 거니까 조금만 참아.”

시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소혜가 약을 바르려고 하자 시운이 소혜의 어깨에 기대어 부르르 떨었다.

소혜가 위로했다.

“자, 자, 거품 나오는 것 봐, 곧 나을 거야.”

붕대로 싸매자, 시운은 너무 아파서 눈물을 흘렸다.

“누나, 미안해요. 제가 분위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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