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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2화 줄행랑(36)

시운은 소혜가 아무것도 몰라 보이는 표정을 보고 마음이 서서히 진정되었다.

‘아니지, 만약 소혜가 알았다면 이미 날 찾아 결판을 냈겠지. 이렇게 날 관심해 줄리가 없어.’

게다가 몇 년이 지나서 증거도 없고 그날 밤 소혜랑 같이 있었던 사람이 누구인지 증명할 수도 없다.

시운이 잡아떼면 지훈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시운은 무서워서 그 자리를 피하려고 했다.

“도련님께서 오셨으니 저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나가려고 하는데 지훈의 목소리가 들렸다.

“거기 서요.”

시운은 긴장해서 더 불쌍해 보였다. 그는 소혜를 바라보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누나, 저 좀 구해줘요.”

소혜는 시운이 안쓰러워 말했다.

“우리 둘이 이야기하자. 쟤는 그냥 보내줘!”

소혜가 시운을 감싸고 돌자, 지훈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지훈이 시운을 바라볼 때는 눈빛이 아주 차가웠지만 소혜를 바라볼 때는 옅은 우울감이 비쳤다.

“여보는 내가 트집을 잡으려는 줄 알았어? 내가 당신한테는 그 정도로밖에 안 보여?”

소혜는 말문이 막혔다.

“어? 그럼, 왜 쟤를 못 가게 하는데?”

지훈이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그저 저 붕대가 너무 허술하게 감겨 있어서 그랬지. 지금 날씨가 너무 더우니까 감염될 수 있잖아?”

소혜는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랬구나! 미안해, 널 오해했어.”

소혜는 시운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다시 앉아.”

지훈은 차갑게 시운을 한 번 보고는 다시 인위적인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앉으시죠. 혹시 제가 소혜한테 화를 내고 있어서 가려는 건가요?”

“아니, 아니, 저는.”

“아니면 앉아요. 재욱, 사람 불러서 붕대 좀 다시 감아줘요.”

멀뚱멀뚱 보고 있던 재욱이 일어섰다.

“사람 불러오겠습니다.”

소혜와 얘기를 하는 지훈을 보며 재욱은 생각했다.

‘도련님, 이런 능력이 있으시면서 아까 우리한테 그렇게 많은 질문을 하셨어?’

곧 의료진이 왔다.

시운의 손에 감겨있던 거즈를 떼자, 지훈은 웃으며 말했다.

“의사 선생님, 제 아내가 이 남자 모델에게 관심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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