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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5화 줄행랑(39)

지훈이 분명 웃고 있었지만, 소혜는 닭살이 돋았다.

“아니!”

지훈은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럼 우리 돌아가서 쉬자.”

방으로 돌아가기 전, 지훈은 고개를 돌려 민지에게 말했다.

“아, 맞다. 매일 와서 약 교체해 줘. 상처가 덧나지 않게.”

소혜가 지훈과 함께 나가는 뒷모습을 본 시운은 여전히 하얗게 질려 있었다.

시운은 잘 알고 있었다. 지훈이 이렇게까지 해서 소혜가 자신을 불쌍해하는 것을 철저히 막기 위함이라는 것을 말이다.

‘설마 전에 누나한테 옷을 가져다준 사람이 나라는 걸 눈치챘나? 근데 왜 나한테 직접 질문하지 않지? 누나한테 얘기한 거 같지도 않고. 설마 날 이 저택에서 소리 없이 없애려고?’

시운은 불안한 듯 주위를 살펴보았다. 시운의 시선은 민지가 남겨 놓은 약병에 멈췄다.

‘이 약 설마 독이 든 거 아니겠지?’

시운은 긴장해서 약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안 되겠어. 민 씨 저택에 있는 동안 각별히 조심해야겠어!’

...

윗층 안방에서, 샤워를 마친 소혜가 손가락을 물며 욕실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 있었던 일이 너무 많아 머릿속이 복잡했다.

“도련님은 먼저 왼쪽부터 씻을가, 아니면 오른쪽부터? 위부터 아니면 아래부터?”

물소리를 들으며 소혜의 머릿속에는 이상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갑자기 물소리가 멈췄다. 소혜는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목을 빼고 아름다운 몸매를 감상하려고 했다.

그러나 오늘 아침에는 가운을 대충 감싸고 나왔던 지훈이 잠옷으로 갈아입은 것이다. 심지어 제일 위에 단추까지 꽁꽁 잠갔다.

지훈이 침대 쪽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여보, 잘자요.”

지훈은 불을 끄고 소혜를 등지고 누웠다.

‘뭐야? 이렇게 자는 거야?’

맛을 봐버린 소혜는 이걸로 성에 차지 않아 지훈의 등 쪽으로 몸을 옮겼다.

“저기, 도련님, 오늘 저녁에 시간 돼? 나 예약하고 싶은데.”

“미안, 갑작스러운 예약은 받지 않아.”

어두워서 표정이 보이지 않아 지훈의 목소리는 엄청 차가워 보였다. 소혜는 할 수 없이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 투덜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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