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507화 줄행랑(41)

이른 아침, 소혜가 단잠에 빠져있는데 팔이 갑자기 바늘에 찍힌 것처럼 아파졌다.

소혜가 눈을 떠서 보니 정말 바늘에 찔려 있었다.

침대 옆에서 민지가 소혜의 팔을 잡고 피를 뽑고 있었다. 민지는 소혜가 깨난 것을 보고 인사했다.

“일어나셨어요? 아직 3병이 남았는데, 곧 다 뽑을 거예요.”

소혜가 옆을 보자 안에는 이미 5병이 있었다. 주삿바늘이 아직 팔에 달려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그녀는 펄쩍 뛰었을 것이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저 피 뽑는데요?”

“피를 왜 뽑냐고요!”

“아, 지금 임신 준비 중이시라면서요? 도련님께서 소혜 씨 자꾸 밤샌다고 몸 안 좋을까 봐 검사해 달라고 하시던데요?”

5병이나 뽑힌 피를 보며 소혜는 지훈이 어제 말했던 임신 준비가 그냥 한 얘기가 아님을 깨달았다.

소혜는 애써 피하려고 했다.

“아니, 지금 임신 준비하기에 너무 빨라! 먼저...!”

“안 빨라.”

지훈이 밖에서 들어오며 말했다.

“자연 임신율은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떨어지고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또 떨어지지. 몸조리에 일, 이년 걸리고 임신 준비하는데 또 일, 이년 걸리지. 아이 띠 문제도 고려해야 하잖아. 그렇게 계산하면 지금부터 준비하는 게 이미 늦었는데?”

지훈이 말을 마치자 민지가 마침 마지막 한 통까지 다 뽑았다.

“다 뽑았어요. 저 먼저 가겠습니다.”

“아, 저기, 잠시만요!”

소혜가 손을 뻗어 잡으려고 하는데 지훈이 피 뽑은 자리를 꾹 눌렀다.

“피 멈추게 눌러야지.”

소혜는 지훈을 보며 물었다.

“음, 도련님, 정말 나랑 애 가지려고? 날 닮으면 어떡해?”

지훈은 소혜를 잠시 바라보더니 웃으며 대답했다.

“우리 여보는 유명한 프로그래먼데, 얼마나 훌륭해?”

지훈이 분명 예전처럼 다정하게 얘기하는데 소혜는 둘 사이에 벽이 세워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소혜가 물었다.

“도련님, 설마 시운 때문에 나한테 화났어? 너 시운 싫어하지?”

지훈이 대답하지 않고 물었다.

“너는? 넌 시운 좋아?”

“어? 나? 난 꽤 좋아하지.”

‘그냥 말 잘 듣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