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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6화 줄행랑(30)

지훈이 비록 재물을 탐낸다고 말하지만 민 씨네 집안 넷째 도련님으로서 신사적인 예의는 어릴 적부터 몸에 배여있었다.

평소에 소통할 때는 사람을 편하게 해주지만 어떨 때는 사람을 귀찮게 하는 면이 있다.

예를 들면.

“복숭아, 여기 만져도 돼?”

“복숭아, 여기에 뽀뽀해도 돼?”

“복숭아, 지금 괜찮아?”

“복숭아, 자세 바꿔도 돼?”

‘복숭아’라고 너무 불러대자, 소혜는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지훈이 사소한 것까지 물어보자, 소혜는 머리가 아파 화를 냈다.

“서커스단처럼 이상한 회전을 시키는 거 제외하고 다 되니까 물어보지 마!”

지훈은 행복하게 웃었고 그의 예쁜 눈은 욕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지훈은 소혜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복숭아, 통이 크네.”

“고마워.”

소혜는 오늘의 지훈이 전과 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지훈의 말이 끝나자마자 부드럽던 분위기가 갑자기 변했다.

꼬리를 내민 여우는 복숭아 살을 먹고, 주스까지 내서 마시는 것 외에 씨까지 먹으려했다.

소혜는 발버둥 치며 이불에서 기어 나왔다.

“나 안 되겠어.”

막 나가려는데 지훈이 다시 잡아당겼다. 지훈이 재밌다는 듯 웃었다.

“복숭아, 네가 방금 말했잖아, 뭘 해도 다 된다고. 어떻게 중도에 그만둘 수 있어?”

“살려줘!”

이날 밤, 소혜는 입을 조심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깊이 깨달았다!

그러나 이런 괴로운 느낌은 자신이 술을 많이 마신 밤으로 다시 돌아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게 했다.

그때의 소혜도 이미 너무 시달려 그저 손만 잡고 뽀뽀만 하고 싶었지 더 이상 나아가고 싶지 않았다. 시운이 눈치를 줬지만, 그녀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

밤새 소혜는 지훈에게 시달렸다.

다음 날, 소혜가 깨어났을 때 그녀의 눈에는 욕심이 없어졌다.

정신이 가출해 있는데, 욕실 문이 열렸고 지훈이 가운을 입고 걸어 나왔다.

“여보, 좋은 아침이야.”

소혜가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을 보고 지훈은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인간은 고통을 잊는 동물이다. 소혜는 간밤의 고통을 잊어버린 듯 손으로 지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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