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훈은 대답을 듣지 못했지만 급해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미스 진, 너 침 흘렸어.”소혜는 이성의 끈을 잡고 소매로 침을 닦고 아픔을 참으며 말했다.“그 뭐야, 내가 보기에 너는 골격이 우리 파에 들어오기엔 불 적합해. 너 먼저 가!”지훈이 계속 소혜의 방에 남아있었다면 소혜는 자제력을 잃고 지훈을 덮칠까 봐 무서웠다. ‘만약 내가 정말 먹이를 덮친다면, 이 1,500만은 말할 것도 없고, 앞으로 쭉 지훈의 노예가 되어야 하잖아!’지훈은 소혜가 욕망에 불타고 있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처럼 빨개진 얼굴을 보고 알려주었다.“미스 진, 열났어?”“나 곧 활활 타오를 거야! 빨리 안 나가고 뭐 해!”소혜의 말이 끝나자, 지훈은 손등으로 그녀의 이마를 짚어보았다. 소혜의 이마는 이상할 정도로 뜨거웠다. 지훈이 눈썹을 찌푸리고 말하려고 하는데 소혜가 그의 손을 잡아다가 얼굴로 마구 문질렀다.“너무 시원해! 혹시 지금 손 쓸 거야? 안 쓰면 나 좀 빌려줘.”소혜가 헛소리하기 시작한 것을 보고, 지훈은 침대 옆에 앉았다. 만약 소혜가 정신이 말짱했다면, 지금의 지훈이 마치 늑대의 꼬리를 드러낸 양과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지훈은 여유롭게 이리저리 움직이는 소혜를 보고 있었다.“미스 진, 너 아직도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소혜는 지훈이 뭐라고 하는지 들리지 않았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통 지훈의 잘생긴얼굴만 보였다.‘잘 안 들려! 뽀뽀하고 싶어!’지훈은 소혜의 눈빛이 흐리멍덩한 것을 보고 웃었다.“모르는 것 같네.”소혜는 얼굴로 지훈의 팔을 문질렀다.“넷째 도련님, 너 팔이 왜 이렇게 차가워, 내가 따뜻하게 해줄게!”지훈은 웃으면서 머리를 계속해서 자신의 몸에 문지르는 소혜를 보았다. 원래도 부스스하던 단발은 강아지처럼 더욱 부스스해졌다.“아, 그래서 스틱스에서 그 남자 모델들을 불렀을 때도 이렇게 꼬셨어?”소혜는 지훈의 말이 전혀 들리지 않았다. 음란 마귀에 씐 그녀의 손은 자연스럽게 지훈의 허리띠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소혜는 곧 사람을 먹는 지훈은 가지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는 가마 안의 떡처럼 앞, 뒤로 바꿔가며 뒤집어졌다.침대에 금방 올라갔을 때는 분명 싱싱한 복숭아였는데, 침대에서 내려올 때는 사하라 사막에 버려진 말린 복숭아처럼 수분이 한 방울도 남지 않았다.소혜는 너무 졸린데, 옆에서 지훈이 체험 후기를 묻는 짜증 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시간은 충분해?”“체험한 몇 가지 자세 중 특별히 선호하는 자세가 있어?”“만약 10점 만점이고 점수를 매긴다면, 이번 체험이 만족도가 얼마야?”소혜가 잠들려고 하는데 깨워서 여러 번 묻자, 그녀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5점!”너무 낮은 점수에 지훈은 말을 잠시 멈췄다.소혜가 막 잠들려고 하는데 그 소리가 또 울렸다.“나머지 5점은 어디서 감점이 된 거야?”소혜는 짜증이 나서 아무렇게 내뱉었다.“스틱스에 가서 연수하면 알게 될 거야!”말을 마친 소혜는 생각에 잠긴 지훈을 버리고 꿈나라로 들어갔다....그날 밤, 소혜는 또 꿈을 꾸었다.꿈속에서 소혜는 처음으로 스틱스에 가서 자신의 많지 않은 돈으로 남자 모델과 술을 마셨다. 그러나 이런 것은 경험을 해보지 못한 사람과 무수히 경험해 본 사람, 이 두 가지 부류로만 나뉘었다.한 무리의 멋지고 잘생긴 남자들이 너랑 술을 마시고, 너만을 위한 게임을 놀아주며, 다른 남자랑 말한다고 질투해 주고, 애교도 부려주며, 남자답게 술도 대신 마셔준다. 소혜는 갑자기 자신이 전에 싱겁고 맛없는 나날을 보냈다고 느꼈다.처음 남자 모델을 주문했을 때, 브레이크를 밟을 수 없었다. 그때 소혜는 만취한 상태여서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잔뜩 겁에 질렸었다.‘맙소사, 내가 설마 어떤 남자 모델을 침대에 데리고 올라온 거 아니겠지?’머릿속에서 전날 밤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소혜가 돈을 어떤 사람의 주머니에 넣고 얼굴을 핥으며 말했다.“오빠, 날 따라와! 나 엄청나게 세!”뒤의 장면이 떠오르자, 소혜는 머리를 쥐어뜯었다.‘난 돈만 있으면 마음대
하윤은 1,500만 원 정도는 갖고 있었기에 연이어 대답했다.“알겠어요, 근데 무슨 다단계 마케팅에 휘말린 거예요? 장소 불러봐요. 오빠보고 구하러 가라고 할게요!”“올케언니, 저...!”“아이고, 아이고!”소혜가 자세를 바로잡고 하윤과 하소연하려고 하는데 하윤 쪽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났고 곧이어 전화를 받은 사람은 소혜의 선량하고 친절한 올케언니에서 인간성이 없는 오빠로 변했다.“거기서 일 잘해서 우승하도록.”“아! 올케언니, 올케언니!”도준이 마음대로 통화를 끊은 것을 보고 하윤은 화가 나서 도준을 때렸다.“1,500만 원도 소혜에게 빌려주지 않는 거 너무 한 거 아니에요?”도준은 소파에 기대어 하윤의 주먹을 잡고 만지작거리며 놀면서 하윤을 쳐다보았다.“소혜가 자기적으로 지훈이랑 거래를 했는데, 1,500만 원을 보내줘서 또 날리면 어떡해?”하윤은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런가요?”“못 믿겠으면 내기해 볼까?”“어떻게 할까요?”“이 1,500만 원이 소혜를 거기서 빼낼 수 있을지 내기 하자.”하윤은 소혜가 1,500만 원을 빚졌다고 말했기에 1,500만 원을 주면 빠져나올 수 있으니 무조건 자신이 내기에서 이긴다고 생각했다.“좋아요! 내기합시다!”하윤은 곧바로 요구를 제기했다.“만약 당신이 지면, 도윤을 데리고 놀이공원에 가고 도윤이 목말 태워줘요!”도준이 흔쾌히 대답했다. “알겠어.”하윤은 도준의 대답에 만족했다.‘앗싸, 아들에게 아름다운 어릴 적 기억을 심어줄 수 있겠어!’도준은 손으로 하윤의 얼굴을 잡고 웃었다.“지금 기뻐하기에는 좀 이르지 않나? 당신이 지면 어떡하려고?”하윤은 얼굴이 도준에게 눌려 말하기 어려웠다.“말해봐요.”“간단해.”도준은 하윤을 바라보았다. “만약 당신이 지면 목말 태워줄게.”하윤은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반응하지 못했다.“저 어른인데 어떻게 타요?”도준이 눈치를 주자 하윤의 얼굴이 빨개졌다.“변태!”...경성.[1,500만 원 입금되었습니다.]원래 아무런
소혜는 울고 싶었지만, 눈물이 나오지 않았고 그저 가격이 너무 비싸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나 동그라미가 가득 달린 숫자를 보고 소혜는 너무 놀랐다.그녀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숫자를 하나하나 세어보았다.소혜가 그 숫자를 다 세자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이, 이, 십...!”소혜가 말을 더듬는 것을 발견하고 지훈은 좋은 마음으로 알려주었다.“맞아, 2,000억이야.”소혜는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민지훈! 하룻밤에 2,000억이라고? 너 그러고도 사람이야?”지훈은 빙그레 웃었다.“미스 진, 너 정말 재밌는 사람이네.”“뭐 재밌기는! 민지훈, 하룻밤에 2,000 억이면 사기 아니야?”지훈이 놀랐다.“미스 진, 어떻게 이렇게 말할 수 있어? 어제 미리 가격이 꽤 나갈 거라고 말했고, 이 차용증도 네가 직접 서명한 건데, 사기라니?”소혜는 말문이 막혔다. 어젯밤에 먹잇감이 눈앞에 다가오니 액수를 생각하지 못하고일을 저지른 자신이 미웠다. ‘그게 다 돈인데! 돈!’더 이상 말해도 자신한테 유리한 것이 없다고 느낀 소혜는 의기소침하게 의자에 앉아 인중을 누르며 말했다.“이 차용증 내가 서명한 것이라고 해도 이 가격 너무 불합리한 거 아니야?”“예를 들면?”“네가 나에게 준 가격표에는 결혼이 2,000억이라고 했는데, 지금 하룻밤 자는 게 2,000억이라고 하니까, 그럼 내가 큰 손해를 보는 거잖아?”지훈이 소혜의 말을 이해했다.“아, 그거?”지훈은 예쁜 손으로 숟가락을 쥐고 커피를 저었다. 그 장면은 마치 무슨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그러나 지훈이 입을 벌리자 또 듣기 싫은 소리가 들려왔다.“표를 사는 것과 무임승차 하는 가격은 분명히 다르지. 만약 네가 이 가격이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지훈은 숟가락을 내려놓았다.“내가 너를 도와 이 서비스를 교환할 수 있어.”소혜는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 무의식적으로 말했다.“어떻게 교환해?”“네가 이 돈을 다 갚으면 나랑 결혼할 수 있어.”소혜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삶에 희망을 잃은 소혜는 무기력했다.“무슨 복지?”지훈은 친절하게 소혜를 위해 알려주었다.“여기 있어.”[근무 기간에는 무료로 사장님한테 예약해서 생리적 욕구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소혜는 자기가 잘못 본 줄 알았다.‘어떤 사람이 근무하면서 사장님과 잠자리를 갖나?’그러나 소혜가 힘껏 눈을 깜박이자, 정말 그렇게 쓰여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심지어 무료로!소혜는 순식간에 시들시들하던 복숭아에서 먹음직스러운 딴딴한 복숭아로 변했다. 소혜는 갑자기 정신이 들었다.“언제든지 괜찮아?”지훈이 대답했다.“예약에 성공하면 돼.”“그럼, 지금 예약해도 돼?”“지금?”지훈이 깜짝 놀랐다.“너 또 할 수 있어?”소혜는 강한 말투로 말했다.“할 수 있어!”‘정가 2,000억 하던 물건이 지금 무료다. 그러니 더 잘수록 가격이 낮아진다는 것을 설명하지. 그러니까 많이 자야지!’‘뷔페처럼! 먹을 수 있는 만큼 먹자!’지훈은 소혜가 기뻐서 혼자 중얼거리는 것을 발견하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미스 진, 네가 할 수 있다고 해도 나 조금 있다가 유진을 만나야 해서 저녁으로 예약해.”‘아, 그래, 날 이렇게 만든 장본인을 잊을 뻔했네!’유진의 약이 아니었다면, 소혜도 이성을 잃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이성을 잃지 않았더라면, 그녀도 이 큰 사기에 속아 2,000억이나 되는 차용증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빚은 반드시 계산해야 해!!!’-아침 8시 반, 유진은 빗으로 머리를 정리했다. 지훈이 오자 그녀는 기뻐하며 지훈을맞이했다.“지훈 오빠, 좋은 아침~”그러나 지훈이 가까이 오자마자 유진은 그 어디선가에서 살기를 느꼈다. 고개를 돌리자, 차 운전석에 있던 소혜가 그녀를 매섭게 쳐다보고 있었다.유진은 괜히 몸서리를 쳤다.“지훈 오빠, 저 운전기사는 왜 저렇게 눈을 부릅뜨고 있어요? 너무 무서워요.”지훈도 소혜를 한 번 보고는 기분이 좋은 듯 웃었다.“아마 오늘 기분이 좋은 가 봐.”“아, 그래요?”유진은 지훈의 말을 억지로
핸드폰을 거꾸로 책상 위에 놓아 소혜는 전혀 진동을 느끼지 못했다!‘망했어, 망했어!’소혜는 석현을 바라보았다.“석현! 나 집에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아, 소혜 누나!”소혜는 그런 석현을 버리고 달려 나왔다. 그녀가 도착했을 때 경매는 모두 끝나 있었다. 지훈과 유진은 문 앞에 서서 얼마나 오랜 시간 기다렸는지 몰랐다.소혜가 온 것을 본 유진이 불평하며 말했다.“운전기사가 왜 아무 데나 다녀? 우리 널 한 시간 넘게 기다린 거 알아?”소혜는 유진이 말하는 것을 무시하고 지훈을 보며 머쓱해서 웃음을 지었다.“미안해, 못 들었어.”한 시간을 기다렸지만, 지훈의 태도는 여전히 온화했다.“잠들었어?”“어? 어, 맞아! 깊게 잠들었어!”소혜는 자신이 놀러 갔다는 사실을 숨기려고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자자, 도련님, 아가씨 이쪽으로 오세요.”그러나 소혜가 고개를 돌리자 하얀 이빨을 내놓고 웃고 있는 석현을 발견했다.“누나, 아까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맞혀 보세요.”소혜의 얼굴이 굳어졌다.‘내가 뭘 잃어버렸겠어. 내 얼굴을 잃어버렸나?’소혜는 뒤에 있는 지훈을 감히 볼 엄두도 내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석현의 손에서 모자를 받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고마워, 얼른 가!”그러나 석현은 소혜의 절망을 알아채지 못하고 바보같이 웃었다.“누나, 아까는 정말 멋있었어요. 저 이런 느낌 처음이에요! 다음에 시간 나면 제 룸메이트들도 데리고 올게요!”석현이 얘기한 것은 아까 한 게임 얘기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귀에 어떻게 이상하게 들릴지 알 수 없었다. 유진의 눈은 이미 동그래졌다.‘근무 시간에 노는 것도 모자라 남자랑 사심을 채워?’‘내 안목이 맞았어. 이 사람 보통 사람 아니네!’소혜는 뒤돌아보지 않아도 뒤에서 경멸하는 눈빛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저 자신이 근무 시간에 논 것이 들켰다고 생각하고 아직 게임의 여운에 빠져있는 석현을 향해 말했다.“알았어. 다음에 네 룸메이트들도 불러. 빨리
얼마 지나지 않아 유진이 머무는 호텔에 도착했다. 유진이 차에서 내리자, 차에는 소혜와 지훈만 남았다. 소혜는 불안한 듯 말했다.“도련님, 아니면 내가 운전할게.”지훈이 웃었다.“난 이미 불합격한 사장인데, 어떻게 널 귀찮게 할 수 있겠어. 그런 말을 듣고도 개선하지 않는다면 너무 염치없는 거 아니야?”소혜는 어릴 때부터 장난꾸러기여서 욕을 먹는 일이 아주 많았기에 지훈이 아무리 욕해도 아무렇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지훈이 이런 비꼬는 말투로 말하자 소혜는 온몸이 불편했다. 그녀는 애써 설명했다.“난 여전히 도련님 존경해, 예를 들면...!”“예를 들면.”소혜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드디어 무엇인가 떠오른 듯 말했다.“아, 맞아! 너무 잘생겨서 얼마나 음흉한 사람인지 잊게 만들어! 하하하...!”‘하늘이여!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지훈은 책상 옆에 앉아 손을 마주 쥐고 맞은편에 앉아 있는 소혜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미스 진, 오늘 네가 한 행동에 대해 하고 싶은 말 있어?”‘오늘 근무 시간에 맘대로 놀고 사장님을 한 시간 넘게 기다리게 했는데.’소혜는 고개를 숙였다.“정말 미안해. 앞으로 다시는 이렇게 하지 않을게.”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는 매우 좋지만, 나는 모든 일은 근원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해. 예를 들면 이분, 석현 학생 말이야.”“어?”소혜는 어리둥절했다.‘내가 근무 시간에 농땡이 부리는 거랑 석현이랑 뭔 상관이야?’소혜는 이해할 수 없었다.“내가 근무 시간에 농땡이를 부린 건 잘못했어. 근데 친구 사귀는 건 내 자유 아닌가? 여기서 석현이 왜 나와?”정적이 흐르자, 지훈의 웃음이 옅어졌다.“어? 네 뜻은, 네가 오늘에 한 잘못은 그저 근무 시간에 농땡이를 피운 것밖에 없다는 거지?”“그렇지. 아니야?”지훈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미스 진, 너는 우리가 지금 무슨 관계라고 생각해?”“어, 난 너에게 빚을 졌지.”지훈은 탁자
이번에 정적이 꽤 오래 흘렀다. 너무 오랜 시간 말이 없자 소혜는 지훈이 잠들었는지 묻고 싶었다.마침내 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응, 알았어.”소혜는 기대하는 표정을 지었다.“그래서 그 일 년은 덜어주는 거야?”지훈은 계약서를 접었다.“네가 정답에 이의가 있는 이상 당연히 감해줄 수 없지.”‘이럴 줄 알았어!’지훈이 가려고 하자 소혜는 그를 불러 세웠다.“저기, 도련님.”왠지 모르게 지훈의 말투는 많이 차가워졌다.“또 할 말 있어?”“저기, 저녁 예약 유효하지?”기대하는 소혜를 보면서 지훈은 이를 갈며 대답했다.“당연히! 유효하지!”소혜는 바보처럼 좋아했다.‘좋아! 또 벌었어.’속담에서 이르길 따뜻하고 배부르면 욕망을 채울 생각 하고 욕망을 채우기 전에 먼저 배불리 먹어야 한다.소혜는 이미 지훈과 함께 사랑을 나눌 준비가 되었는데, 오늘의 요리가 아주 풍성하게 차려져 있는 것이다.따끈따끈한 채소, 구수한 쌀밥을 보면서 소혜는 정말 감동하여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아! 너무 우아해!’소혜는 배불리 먹고 나서 위층에 올라가 향기로운 샤워를 하고 후식을 기다렸다.지훈이 들어왔을 때 이불을 목까지 꽁꽁 덮은 소혜가 자면서 바보같이 웃는 것을 보았다.“헤헤, 지훈 선생님, 이 문제 어떻게 푸는지 가르쳐 주세요.”지훈은 소혜를 방해하지 않고 의자를 당겨다가 그녀 앞에 앉아 소혜의 잠꼬대를 들었다.소혜는 손에 마구 움직였고, 이어서 또 잠꼬대하기 시작했다.“석현, 너 설마, 선배가 가르쳐 줄게.”꿈속에서 소혜가 석현을 향해 음란한 손을 내밀고 있을 때 갑자기 교실에 풍선이 하나 더 생겼다. 그 풍선에는 뜻밖에도 지훈의 얼굴이 있었다. 그러다가 풍선이 점점 커지더니 소혜를 구석으로 밀어 넣었다. 그녀는 숨을 크게 쉬려고 해도 숨을 쉴 수 없었다. 자신이 질식해서 죽을 것 같다고 느끼자, 그녀는 갑자기 눈을 떴다.지훈은 소혜가 깨나자, 그녀의 코를 쥐고 있는 손을 놓고 관심하는 표정으로 그녀의 등을 두드렸다.“미스 진, 괜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