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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1화 결혼

그날 밤, 시영이가 잠든 후 케빈은 자지 않고 혼자 거실로 나갔다. 그는 창문을 열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깨어 있으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온몸이 얼어붙을 정도로 추워질 때까지 있었다.

시영이가 문가에 서서 물었다.

“뭐 하는 거야?”

케빈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아가씨의 명령을 따르는 중입니다. 꿈을 꾸지 않으려고요.”

잠들면 꿈을 꿀 수밖에 없으니까, 잠을 자지 않으면 꿈을 꾸지 않을 거라 생각한 것이다.

시영은 거실의 어둠을 가로질러 케빈을 보았다.

“바보, 이렇게 잠을 안 자면 며칠이나 버틸 수 있을 것 같아? 결국 잠들게 될 거잖아.”

케빈은 잠시 침묵했다.

“하루라도 더 버티는 게 낫습니다.”

“쓸모없는 짓인 걸 알면서도, 꼭 그렇게 해야겠어?”

“적어도 지금은 아가씨의 명령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 순간, 시영의 눈가에 뜨거운 눈물이 차올랐다. 그녀는 등을 돌리며 목이 멘 소리로 말했다.

“내 말은 다 들을 거야?”

“네.”

“그럼, 내가 죽으라고 하면?”

“그럼 죽겠습니다.”

“좋아, 그럼 지금 당장 창문을 열고 뛰어내려.”

시영의 말이 끝나자마자 케빈은 창문을 열었다. 그가 정말로 뛰어내리려 하자, 시영은 뒤에서 그를 끌어안았다.

“됐어, 케빈. 넌 방금 이미 죽었다고 생각해. 지금부터 네 목숨은 내 거야. 내가 시키는 대로 다 해야 해, 알겠어?”

케빈이 고개를 끄덕이려는 순간, 다른 목소리가 그의 귀에 들려왔다.

“네 목숨은 이제 내 거야. 오늘부터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해. 넌 내가 기르는 개야, 알겠어?”

“네, 아가씨.”

케빈의 마음이 점점 무거워졌다. 아무리 멍청해도 과거에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일이 자신과 관련이 있다는 것도.

시영은 케빈의 반응을 알아차렸다. 막 진정됐던 시영은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

“왜 말을 안 해! 무슨 생각이라도 난 거야?”

분명 시영의 태도는 매우 공격적이었지만, 케빈은 그녀의 눈에서 두려움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아가씨가 두려워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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