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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7화 지켜주다

시영은 처음부터 오준석의 이상함을 느꼈고, 위치 추적을 켜고 강소진에게 연락을 했지만, 케빈은 위치 추적도 없었는데 강소진보다 더 빨리 도착했다.

강소진이 떠난 후, 시영은 케빈이가 자신을 풀어줄 줄 알았지만,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시영은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고 참았지만, 손이 너무 저려서 결국 참지 못하고 말했다.

“너 눈이 멀었어? 네 아가씨가 아직도 묶여 있는 거 안 보여?”

케빈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시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그를 욕하려 했지만 목덜미가 차가워진 것을 느꼈다. 그녀는 놀라서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케빈은 그녀의 머리를 눌렀다.

케빈의 행동은 조금 무례해 보였지만, 꽤 강압적이었다.

시영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이제야 무서워졌어? 아까는 그렇게 당당하더니?”

케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의 근육은 긴장된 탓에 떨리고 있었다. 시영이가 납치된 순간 케빈은 피가 거꾸로 흐르는 듯했다. 과거의 장면들이 그의 머릿속에 밀려들어왔다. 시영이가 다시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그를 압도했다.

후회와 공포로 온몸이 굳어져, 간단한 동작조차 떨려서 할 수 없었다. 시영은 참다못해 케빈에게 밧줄을 풀어라고 소리쳤다.

시영은 저려오는 손목을 주무르며 욕하려 했지만, 케빈이가 그녀를 꽉 안았다. 그 힘이 너무 세서 숨이 막혔다. 시영은 짜증을 내며 그를 밀어냈다.

“개처럼 붙어있지 마. 널 보고 싶지 않다고 했잖아. 왜 또 와서 또 귀찮게 하는 거야?”

케빈은 눈물에 젖은 눈으로 목이 멘 채 말했다.

“죄송해요, 아가씨. 제가 당신을 잘 지키지 못했어요.”

시영은 케빈의 이런 모습을 가장 혐오했다. 그녀는 다시 의자에 앉아 떨어진 신발을 신었다.

“난 이제 너 필요 없어. 내 안전은 너와 상관없어.”

케빈은 지금 정신이 혼미했다. 기억들이 뒤섞여, 과거의 참혹한 장면과 그동안의 따뜻한 순간들이 교차했다. 그리고 방금, 시영이가 납치당한 걸 보며 미친 듯이 그 차를 쫓았다.

가는 길에 생각했다.

‘이번에 늦으면 차라리 죽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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