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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6화 환청

케빈은 입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할 말이 많았지만 결국 한마디만 했다.

“아가씨, 닭 다리는 다 팔렸습니다.”

시영은 이 말을 듣자 웃음을 터뜨렸다.

“닭 다리가 없으면 없는 거지. 표정 보면 혼이라도 빠져나간 줄 알겠어.”

시영은 그의 손에서 치킨을 받아들고는 다리를 꼬고 앉아 바삭한 껍질을 한 입 베어 물었다. 그리고 케빈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뭐 하러 멍하니 서 있어? 와서 나한테 기대.”

케빈은 멍하니 서 있다가 시영에게 다가갔다. 시영의 몸에서 나는 장미 향이 그를 휘감아 더욱 강렬하게 끌어당겼다.

하지만 장현정의 말이 계속 그의 귀에 맴돌았다.

'그때의 일이라...’

그의 아가씨는 민씨 가문의 유일한 아가씨이자, 밝고 빛나는 존재였다. 케빈은 어둠 속에서 시영을 항상 우러러보았다. 그녀는 케빈에게 있어서 고귀하고 완벽한 존재였다.

‘도대체 누가 아가씨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케빈은 분명히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자신을 다독였지만 계속해서 시영의 절박한 구조 요청이 환청으로 들려왔다.

밤이 되었다.

케빈이 침대 정리를 마치자 시영이 하품을 하며 말했다.

“불 꺼.”

케빈은 불을 껐고 아직 정신을 차라기도 전에 침대 위에서 분노에 찬 소리가 들려왔다.

“케빈! 지금 뭐 하는 거야!”

케빈은 불을 끄고 난 후 자기도 모르게 침대 머리맡에 앉아 있었다.

케빈 스스로도 놀랐다. 왜 자신이 여기에 앉아 있는지, 불을 끄고 난 후 몸이 자동으로 이렇게 앉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더 중요한 것은, 시영이 이에 대해 매우 화가 난 것 같았다.

탁-

불이 켜졌다.

시영은 케빈이 보디가드로서 자신의 역할을 지키며 침대 머리맡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화가 치밀어 이성을 잃었다. 그리고 케빈의 옷깃을 잡고 뺨을 때렸다.

“제대로 된 침대가 있는데 왜 바닥에서 자려고 해! 제대로 된 사람을 놔두고 왜 개처럼 굴어!”

시영은 미친 듯이 케빈을 때렸다. 시영의 손톱 끝이 케빈의 얼굴을 긁자 피가 흘러내렸다. 시영은 그의 옷깃을 잡고 미친 듯이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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