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44화 수진에게 찾아온 기회

다음날.

도준이 저를 찾아온다는 소식에 수진은 아침 일찍 일어나 옷도 갈아입고 머리도 만지작거리며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심지어 팔이 불편한 탓에 어머니께 도움을 청해 화장을 하고는 만족하지 않았는지 몇 번이나 고쳐댔다.

도준이 월요일과 수요일을 제외한 시간에 약속을 잡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 이제 겨우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물론 어린 여자애들이나 품는 망상에 불과했지만.

게다가 시윤이 해원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도준이 저를 좋게 보고 자기를 곁에 둘 수 있는 유일한 사람으로 여겨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대에 찬 수진과 달리 수진의 어머니 송혜란은 걱정이 앞섰다.

“수진아, 네가 원씨 가문에서 보낸 스파이라는 거 민 사장이 다 알았다며 위험하지 않아?”

그 말에 수진은 짜증 나는 듯 답했다.

“엄마가 뭘 알아? 민 사장님이 알고도 나한테 아무 짓도 안 했잖아. 이거면 증명되지 않아?”

“그래도 네가 혜정 이모 배신한 거 알면 혜정 이모가...”

“좀 그만해. 하루 종일 잔소리야. 내가 민 사장님과 결혼하면 원씨 가문에서도 내 말 들어야 하잖아. 그런데 그 집 식구 상관해서 뭐 해?”

“수진아, 가지 마. 우리 이사 가서 숨어 지내자.”

“이미 늦었어. 나 갈게.”

“수진아!”

...

약속 시간이 되자 수진은 열심히 고른 녹색 원피스를 입고 허리 라인을 돋보이도록 허리띠를 하고 길을 나섰다. 워낙 예쁘장한 얼굴에 정성껏 치장하고 생머리를 풀어헤친 채로 거리를 나가자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남들의 시선을 느끼며 한참을 기다리자 겨우 도준의 차가 눈에 들어왔다.

수진은 도준과 함께 뒷좌석에 앉으려고 이내 뒷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때, 민혁이 대신 조수석 문을 열어주었다.

“한수진 씨, 들어가세요.”

“난 민 사장님과 같이 뒷좌석에 앉을 건데?”

수진이 싫다는 듯 고집을 부려 보았지만 민혁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그녀를 조수석에 밀어 넣으며 대충 대답했다.

“앞쪽도 같아요. 앞쪽에 앉으면 도준 형을 위해 음악도 틀어줄 수 있잖아요. 일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