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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1화 민도준을 위해 죽겠다는 거야?

시윤은 혜정의 말을 도저히 머리로 이해할 수 없었다.

“혈육도 상관하지 않고, 민재혁 같은 사람 때문에 모든 걸 걸겠다고?”

시윤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듯한 표정에 혜정은 가볍게 웃으며 머리를 귀 뒤로 넘겼다.

“다른 사람은 민도준이 잔인하고 포악하고 인간성 없다고 하는데, 동서도 민도준 사랑하잖아.”

“도준 씨는 달라.”

“나도 마찬가지야. 나도 다른 사람이 보는 것과 다른 재혁 씨를 보거든.”

혜정은 싱긋 웃으며 시윤을 바라봤다.

“내가 재혁 씨를 만난 게 14살 때였거든. 그때 재혁 씨는 내 외할머니 손에 떠밀려 우리집에 방문했었어. 그리고 난 마침 이복동생인 원재한에게 밀려 분수대에 빠졌었지. 그런데 원재한이 하인들을 불러 날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막았어. 그때 겨울이었는데, 내 기억 속에 가장 추운 겨울이었거든.”

“그때 민재혁이 구해줬어?”

“아니.”

혜정은 기억을 더듬으며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

“재혁 씨는 사람들이 떠난 뒤 나를 구해줬어. 원재한과 충돌해 봤자 아무 의미 없다는 걸 알았거든. 원재한의 뒷배는 새엄마였으니까. 그 뒷배가 없어지면 원재한도 나랑 똑같아질 수 있었어.”

시윤은 그 순간 우연히 들었던 소문을 떠올렸다. 원준섭과 결혼한 아내는 모두 일찍 죽는다는 소문, 심지어 두 아내 모두 병으로 죽었다는 소문.

원혜정의 어머니는 아마 진짜로 병사했을지도 모르지만, 원준섭의 어머니는...

“나중에 재혁 씨가 적합한 여자를 찾아줬고, 그 여자가 새엄마로 들어온 뒤로 난 더 이상 매맞지도 않고 밥 굶는 일도 없어졌어.”

이야기를 이어나가던 혜정의 눈빛이 일순 부드러워지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차가워졌다.

“재혁 씨가 그랬거든, 나랑 평생 함께할 거라고. 그래서 그 사람 찾으러 내려가려는 거야.”

혜정은 자기가 이야기하는 동안 몰래 밧줄을 푸는 시윤을 보며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동서, 힘 빼지 마. 그 밧줄 특수 제작한 거라 절대 못 끊어. 안에 와이어가 있거든.”

그러다 시간을 한번 확인하더니 말을 이었다.

“시간 거의 다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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