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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5화 도준이 짜놓은 판

혜정은 싱긋 웃었다.

“아빠, 지금 농담하는 거죠? 갑자기 투자를 중단한다면 전에 투자한 건 물거품이 되는데, 상대도 장사꾼인데 밑지는 장사를 할 리 없잖아요.”

원준섭이 가장 이해되지 않는 게 바로 이 부분이다. 만약 YM그룹을 무너뜨리는 게 목적이라면 그 대가가 너무 크니까.

모두 모여 대책을 마련하고 있을 때, 갑자기 사무실 문 쪽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아, 다들 바쁘신가 봐요?”

도준을 본 원준섭은 처음에는 어리둥절해하더니 이내 찔리는 구석이 있는지 말을 더듬었다.

“어, 민 사장이 여긴 어쩐 일인가?”

그에 반해 혜정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덤덤하게 웃으며 인사했다.

“둘째 도련님, 언질도 없이 여긴 무슨 일이에요? 미리 말했더라면 뭐라도 준비할 텐데.”

“이미 충분히 준비한 거 아니었어요?”

도준이 뒤쪽을 힐끗거리자 민혁은 수진을 안으로 밀었다.

그 힘에 몸을 비틀거리며 사무실에 들어선 수진은 아직도 상황파악을 하지 못하고 의아한 듯 도준을 바라봤다.

“민 사장님, 혜정 이모는 왜 찾아왔어요?”

수진이 너무 쉽게 두 사람이 친척 관계라는 걸 제 입으로 말해 버리자 혜정은 눈 밑에 그늘이 졌다. 그 순간 수진이 저를 이용할 대로 이용하고 정체를 폭로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한 건 혜정뿐만이 아니었다. 수진을 보는 원준섭은 이미 화가 치밀어 얼굴이 시뻘게졌다.

하지만 상대에게 여자를 붙인 것만큼 비겁하고 낯부끄러운 게 없기에 대놓고 티를 낼 수는 없어 원준섭은 화를 꾹 눌러 참았다.

“여기까지 왔으면 손님이나 다름없는데, 앉게.”

원준섭이 말한 건 당연히 소파에 앉으라는 뜻이었는데, 도준은 아주 자연스럽게 원준섭을 지나 회장 의자에 앉아버렸다. 심지어 다리를 꼰 채 의자 등받이에 기대더니 빙글 돌아보기까지 했다.

“의자가 별로네, 바꿔야겠어.”

도준의 도발에 재한은 이내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

“민 사장님, 그건 회장 의자이니 바꾸든 안 바꾸든 제 아버지 마음이에요.”

도준은 재한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는 눈꺼풀을 들어 비꼬아댔다.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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