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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1화 오빠가 설마

양현숙의 말에 시윤은 가슴이 요동쳤다.

‘다시 화해하라고?’

‘화해하면 도준 씨가 치료 안 받아도 되는 거 아닌가?’

하지만 설레기도 잠시, 시윤은 이내 평정을 되찾았다.

그렇게 한참 동안 생각하던 시윤은 결국 고개를 저었다.

“엄마, 저 아빠랑 혈연관계는 없지만 그래도 지난 20 몇 년 동안 아빠가 저한테 준 사랑은 진짜잖아요. 저도 아빠 정말 존경하고요. 만약 아빠가 친 아빠가 아니라는 이유로 바로 모른 척하는 건 너무 비겁해요.”

“아빠는 신경 안 쓰실 거야...”

“엄마.”

시윤은 양현숙의 말을 잘랐다.

“저 집에 가서 집부터 챙겨 올게요.”

말을 마친 시윤은 뭘 더 말하려는 양현숙을 뒤로 한 채 곧바로 병실을 나섰다.

하지만 문을 닫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물론 피를 나눈 부녀지간이 아니더라도 그동안 양현숙과 이성호 부부가 시윤을 진심으로 대한 건 사실이다.

양현숙이 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도준을 받아주라고 하는 것도 딸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고, 시윤이 도준을 다시 받아줄 수 없는 것도 어머니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어머니더러 살인범을 마주하라고 할 수 없으니까.

어쩌면 도준이 이성호를 죽게 만든 그날 두 사람의 운명은 이렇게 안 좋게 정해졌을지도 모른다.

마음을 가다듬은 시윤은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집안은 온통 캄캄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시영은 요즘 학업 때문에 학교 숙소에서 지내느라 집에 오지 않는다. 때문에 승우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생각한 시윤은 거실 불을 켜고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러다가 승우의 방을 지날 때 희미하게 생 나오는 방 안 불빛을 빌어 안에 승우가 있다는 걸 발견했다.

그것도 침대에 기댄 채 바닥에 넋을 잃은 채로.

시윤은 어리둥절했다.

“오빠?”

승우는 시윤의 목소리에 아주 천천히 고개를 들어 문 쪽을 바라봤다.

빛을 등지고 있은 탓에 얼굴은 어둠 속에 묻혀 있었다.

오후에 자기의 출생을 처음 알았을 때 시윤은 온 세상이 무너지는 듯해 승우를 관찰할 겨를이 없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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