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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0화 승우의 비밀

시윤이 왜 미안한지 되물을 새도 없이 승우는 몸을 돌려 황급히 병실을 떠났다.

시윤은 그런 승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오빠가 왜 갑자기 저러지?’

한편 승우는 그 길로 곧장 집으로 돌아가 미친 듯 상자를 뒤져 편지를 찾아 꺼내 들었다.

새빨갛게 충혈된 데다 눈물이 앞을 가려 무슨 내용이 적혔는지 볼 수 없었지만 그 속에 적인 글자 하나하나가 모두 승우의 심마로 되어 보지 않아도 줄줄 외울 수 있었다.

[여보, 승우가 윤이한테 남매 이상의 감정을 느끼는 듯하오. 혈육을 나눈 남매 사이에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일이니 큰 화를 초래하지 않도록 꼭 윤이에게 전해주오...]

바로 이 말 때문에 승우는 이 편지를 따로 꽁꽁 숨겨두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밤마다 이 편지를 어머니에게 들키는 꿈을 수도 없이 꾸었다.

특히 시윤이 자기가 믿고 의지하던 오빠가 저를 어떤 감정으로 바라보는지 느끼고 역겨워하는 모습.

심지어는 이 편지를 손에 들고 역겹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오빠가 나한테 그런 마음을 품었다는 것만 생각해도 역겨워요. 앞으로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요. 그때 교통사고로 확 죽어버리지 그랬어요.’ 라는 말을 퍼붓는 꿈을 꿀 때면 너무 고통스러웠다.

시윤뿐만 아니라, 어머니도, 심지어 아버지도 모두 함께 서서 차갑고도 경멸에 찬 눈빛으로 저를 쳐다보는 꿀 때면 승우는 설명을 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매번 그의 심장은 낱낱이 파헤쳐져 그 속에 숨어 있는 기형의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곤 했다.

요 몇 년뿐만 아니다.

솔직히 동생에 대해 남다른 감정을 갖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부터 승우는 이런 날이 올까 봐 늘 불안해했었고, 그래서 더 좋은 오빠가 되려고 노력해 왔다.

심지어 시윤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할 때에도 오빠의 입장으로 조언도 해주고 위로도 해줬다.

그런데 그간의 모든 게 갑자기 무의미해졌다.

그와 시윤은 피를 나눈 남매가 아니다.

그러니까 그때 조금만 더 용기 내어 다가갔더라면 뒤의 모든 게 일어나지 않았을 거란 뜻이었다.

승우는 편지를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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