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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9화 승우의 이상한 반응

몇 년 전, 이성호한테 그런 사고가 났을 때 양현숙은 암시했던 적이 있다.

‘만약 네가 내 친자식이 아니면 이렇게 고생할 필요 없을 텐데. 차라리 지금이라도 떠나.”

그때 시윤은 이렇게 대답했었다.

“저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만약 혼자 도망가서 다시는 가족들 못 보면 제 인생도 희망이 없어지잖아요. 엄마, 저 꼭 식구들 데리고 해원 벗어날 거예요.’

사실 그때 이미 모든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

그 시각, 아이처럼 겁먹은 듯한 표정을 지은 어머니를 보며 시윤은 자책하던 마음마저 사라졌다.

본인이 양현숙의 친딸인지 아닌지는 사실 별 의미 없었다. 그동안 양숙이 저를 친딸처럼 키워준 덕에 원래 보육원에서 자라야 할 그녀가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는 보배로 자라왔으니까. 그러니 여기서 더 바랄 것도 없다.

시윤은 먼저 양현숙의 손을 꼭 잡았다.

“엄마, 무슨 말 하시는 거예요? 지난 20여 년간 우리 가족이 저를 얼마나 아껴주고 사랑해 줬는데요. 친딸로 키워준 게 아니라, 후원해 주었다 해도 저 절대로 우리 가족 안 버려요! 엄마는 영워한 제 엄마예요.”

그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문 앞에서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고, 고개를 돌려 확인하니 어느새 돌아왔는지 승우가 문 앞에 서 있었다.

승우 손에 든 죽은 바닥에 떨어져 김을 폴폴 풍기고 있었고, 승우는 충격을 받은 듯 얼굴은 창백해지고 눈은 시뻘게져서는 두 사람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심지어 늘 듣기 좋던 맑은 목소리에 모래라도 섞인 듯 많이 갈라져 있었다.

“엄마, 방금 뭐라 했어요? 윤이가 엄마와 아빠가 낳은 딸이 아니라니요?”

양현숙은 너무 큰 반응을 보이는 이승우의 모습을 빤히 바라보더니, 갑작스러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라고 생각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윤이 네 아빠랑 내가 낳은 딸이 아니야. 그런데 그동안 함께 지내왔으면 내 딸이나 마찬가지야. 그러니 앞으로도 동생 예뻐해야 한다, 알았지?”

늘 다정한 성격을 갖고 있는 데다 시윤을 아끼던 승우라면 당연히 이 말에 두말없이 승낙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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