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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8화 너 내 친딸 아니야

시윤의 표정에서 상황의 심각성을 느낀 양현숙은 시윤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물었다.

“물어봐, 뭐든 물어봐도 돼.”

양현숙은 늘 그렇듯 다정한 말투로 말했지만 시윤이 오히려 말을 꺼내지 못했다.

이에 고개를 돌려 양현숙의 눈을 피하고 나서야 끝내 입을 열었다.

“엄마, 저 엄마 딸 아니에요?”

양현숙은 미처 반응하지 못한 듯 싱긋 웃었다.

“우리 딸이 어떻게 엄마 딸이 아니야?”

하지만 웃다가 뭔가 잘못됐다는 걸 눈치챘는지 어조가 조금 느려졌다.

“어, 그건 왜 묻는 건데?”

말을 꺼낸 마당에 시윤은 결실이라도 내린 듯 이를 악물고 말했다.

“엄마 빈혈이래요. 조혈모세포 이식 수술이 필요해서 오빠랑 같이 샘플 검사하러 갔는데 의사가 저랑 엄마의 세포가 완전히 불일치 하대요. 보고서 상으로만 보면 모녀가 아니래요.”

시윤은 제가 말하고도 황당했는지 헛웃음을 지었다.

‘지난 20몇 년간 엄마라고 불렀는데 고작 보고서 한 장으로 모든 걸 말살하려 하다니? 게다가 엄마든 아빠든 그동안 나를 얼마나 사랑해 줬는데,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가 있지?”

시윤은 제 말 때문에 어머니가 속상해하기라도 할까 봐 얼른 말을 보탰다.

“그런데 보고서가 틀렸을 수도 있어요. 저 인터넷에서 이런 기사도 몇 번 봤어요. 기계가 고장 났을 수도 있고.”

한참 동안 말했는데도 대답이 돌아오지 않자 시윤은 눈을 들어 양혀숙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 순간 빨갛게 물들어 있는 양현숙의 눈시울을 보고 흠칫 놀랐다.

“엄마, 왜 그래요? 혹시 제가 헛소리했다고 화났어요? 다 제 탓이에요, 앞으로 다시는 이런 소리 안 할게요.”

시윤은 심지어 양현숙의 손을 저에게 갖다대며 때리라고까지 했지만 양현숙은 오히려 울먹이며 말을 꺼냈다.

“이미 알았으니 엄마도 속이지 않으마. 너 내 친딸 아니야.”

“...”

시윤은 순간 머리가 ‘펑’하고 터지는 것만 같았다.

‘네가 엄마 딸이 아니라고?’

‘그럼 나는 누구지? 내 엄마 아빠는 어디 있지?’

양현숙의 목소리는 솜이라도 끼어 있는 듯 흐릿하게 시윤의 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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