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19화 통제력을 잃다

빠른 걸음으로 안으로 걸어 들어간 시윤은 아니나 다를까 화장실에서 찬물 세수를 하고 있는 도준을 발견했다.

거울 속에 비친 남자의 얼굴은 물에 젖어 있었고, 물방울은 날렵한 턱선을 타고 목 안으로 흘러 들어갔다.

앞머리를 뒤로 넘긴 탓에 공격적인 이목구비가 더 입체적으로 보였으며 마치 한 마리의 흑표범을 연상케 했다. 게다가 검은색 셔츠는 남자의 탄탄한 근육을 막지 못해 남성미와 야생미를 남김없이 보여주었다.

그 순간, 시윤은 도준이 당한 약이 제가 생각하는 약이 아니라는 걸 알아챘다.

“어, 민혁 씨가 찾아요...”

왜 돌아왔어?”

도준은 시윤에게 한발 한발 다가섰다. 심지어 그녀에게 물러설 틈도 주지 않고 힘 있는 팔로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

“떠나라고 경고 했잖아. 그런데 왜 돌아왔어?”

놀라울 정도로 낮게 잠긴 도준의 목소리는 마치 모래라도 섞여 있는 듯 시윤의 온 감각을 긁어댔다.

저도 모르게 몸을 흠칫 떤 시윤은 저에게 가까워진 상대의 숨결에 몸이 굳어버렸다. 도준은 제 얼굴을 시윤의 얼굴에 꼭 붙인 채 그녀의 머리카락에 코를 파묻더니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당장이라도 시윤을 으스러뜨릴 것처럼 꽉 쥐었다.

옷을 사이 두고 느껴지는 도준의 몸은 데일 것처럼 따가웠다. 도준의 가슴을 손으로 막으며 거리가 더 가까위지지 않도록 자세를 잡은 시윤은 끝내 입을 열었다.

“민혁 씨가 밖에 있어요. 어, 얼른 병원에 가 봐요..., 아!”

외마디 비명이 들리더니 도준은 한 손으로 시윤을 안아 세면대 위에 앉혔다.

이윽고 제 고개를 시윤에게 파묻고 냄새라도 맡는 듯 숨결을 내뱉었다. 데일 것처럼 뜨거운 숨결에 시윤이 괴로워할 때.

“여보.”

도준은 낮게 중얼거리며 시윤의 쇄골 라인을 따라 꽉 깨물었다.

“나 좀 도와줘.”

시윤의 두 다리는 세면대에 대롱대롱 들려 있었고, 등은 거울에 꼭 붙어 있어 좀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

심지어 뜨거운 열기에 머리라도 어떻게 됐는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제가 어떻게 도와요?”

손을 시윤의 옷 안에 넣어 허리를 만져대던 도준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