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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4화 쌓여가는 오해

“아니, 제 말은 그런 뜻이 아니라.”

말하면 말 할수록 상황이 악화하는 걸 깨달은 민혁은 당장이라도 제 귀싸대기를 세게 때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가 말을 잘 조직해 제대로 설명하려고 할 때, 시윤이 차창에 기대면서 중얼거렸다.

“사실 잘된 일이에요. 그런 게 아니라면, 지금처럼 도준 씨랑 평화롭게 지내지 못했을 테니까.”

만약 인터넷에 떠도는 도준의 스캔들을 미리 접하지 못했다면 경성으로 공연하러 오기 전 시윤은 아마 잔뜩 겁에 질려 저를 강제로 잡아두려는 도준을 피하려고 했을 거다.

심지어 대체자를 찾아 무대에 내세우는 한이 있어도 경성에 발을 딛지 않았을 거다. 그러지 않는다면 경성을 떠나지 못해 앞으로의 공연을 할 수 없을 테니까.

하지만 시윤은 그런 방법은 모두 사용하지 않았다.

도준이 이미 그녀를 놓아주었으니까.

이성적으로 진작 마음의 준비를 해왔지만, 감정적인 고통을 면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넋을 잃은 채 창밖을 바라보던 시윤은 고개를 돌려 아직도 출발하지 않은 민혁을 바라봤다.

“왜 그래요? 혹시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요?”

민혁은 뭔가를 말하려는 듯 입을 뻐금거리다가 끝내 말을 삼켰다.

“안전벨트 안 했어요.”

시윤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바로 안전벨트를 맸다.

...

시윤이 차에서 내리자 민혁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전화번호를 눌렀다.

“가을 씨, 있어요? 있어요?”

그 시각, 촬영장에서 바삐 촬영하는 와중에 짬을 내 전화를 받은 가을은 민혁의 바보 같은 물음에 욕지거리를 퍼부었다.

“바보 아니에요? 민혁 씨가 없어도 난 계속 있을 거거든요.”

“에이, 사실 할 얘기가 있어서 그러니 화 풀어요.”

민혁은 핸드폰을 손으로 가린 채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게 사실은 한 쌍의 남녀가 있는데, 두 사람 사이에 오해가 있어 내가 풀어주려 했거든요. 그런데 풀어주는 순간 오해할 기회조차 없어지고, 안 풀어주면 두 사람에게 더 이상 기회가 없을...”

“됐어요. 그만 우물쭈물해요. 민 사장님 일이라고 말하면 되잖아요.”

“맞아요. 이건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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