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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0화 내가 모를 줄 알았어?

새벽 2시, 블랙 썬.

민혁이 리클라이너에 대자로 누워 휴식하고 있을 때, 갑자기 문이 벌컥 열렸다.

그 인기척에 놀라 벌떡 일어난 민혁은 문을 열고 들어오는 도준을 보자 이내 헤실 웃었다.

“하하하, 도준 형, 왔어?”

“한수진은?”

“지하실에 가뒀어. 이 방에 두려고 했는데 너무 소리쳐 대서 아래로 보냈어.”

민혁은 도준이 수진에 대한 ‘옛정’을 생각해서 스스로 타당한 변명을 찾았다.

하지만 도준은 관심없는 듯 이내 지하실로 내려갔다.

...

“민 사장님!”

도준을 보자마자 수진의 눈물샘은 터지고 말았다.

“왜 이제야 왔어요? 저 좀 구해줘요. 한민혁이 저 여기에 버려둬서 무서워 죽는 줄 알았어요.”

이 지하실은 마침 시윤과 은우가 갇혔던 그 방이다.

주위를 빙 둘러보니 전에 살던 곳을 다시 방문한 듯한 재미마저 느껴졌다.

의자를 끌어와 앉은 도준은 바닥에 주저앉은 채 팔을 끌어안고 우는 수진을 바라봤다.

“말해, 약 어디서 난 거야?”

수진은 겁에 질린 듯, 고민도 없이 원혜정의 이름을 불었다.

“혜정 이모예요! 혜정 이모가 저 협박해서 할 수 없이 그런 거예요. 저희 집에 와서 저에게 민 사장님 얘기를 해주었고, 그 계기로 제가 사장님을 좋아하게 되자 저를 이용해 백제그룹에서 진행하는 비즈니스 모두 막으라고 시켰어요. 그래야 남편 다시 살려 민씨 가문에서 발붙이고 살 수 있다면서. 나쁜 일은 모두 혜정 이모가 시킨 거예요, 전 진짜 억울해요!”

흥미 가득한 도준의 얼굴은 수진의 고백을 들으면 들을수록 어두워졌다.

‘쯧, 고작 몇 마디 했다고 제 패를 까발리다니.’

몇 년 전 시윤을 돌이켜보면 이보다는 훨씬 굳세고 강했었다. 도준에게 은우와 저의 왕래를 들키고서도 여전히 흔들리지 않고, 저를 인질로 내세워 두 사람이 연인이었다는 이야기까지 지어내 그의 호기심을 자극했으니. 그 덕에 도준은 시윤과 끝까지 두고 봤었다.

심지어 그 개자식이 시윤의 마음속에 얼마나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목숨도 살려줬다.

‘얼굴만 비슷했지 하나도 안 닮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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