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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8화 약에 당했다고?

도준은 손을 들어 테이블 위에 놓인 와인잔을 집어 들었다.

피같이 빨간 액체가 마치 좀처럼 진정이 안 되는 도준의 마음처럼 일렁였다. 그리고 다음 순간, 도준의 목울대가 꿀렁이며 반쯤 차있던 액체가 점점 사라졌다.

고개를 들어 와인 한잔을 한꺼번에 마시는 도준을 보자, 수진은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심지어 약효가 더딜까 봐 술 한잔을 더 권했다.

“민 사장님, 너무 기분 나빠 하지 마요. 다른 사람은 다 떠나도 저는 영원히 민 사장님 곁에 있을 테니까.”

도준은 눈을 돌려 수진을 빤히 바라봤다. 그 모습을 본 수진은 도준이 제 말에 감동했다고 생각하고는 또 잔을 들어 올리며 도준의 가슴에 기댔다.

하지만 다음 순간, 도준은 뭔가 느꼈는지 표정이 어두워지며 테이블을 발로 차 넘어뜨렸다.

“아!”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뜨거운 기름이 몸에 튀자, 수진은 곧장 흐느끼며 울기 시작했다.

“민 사장님, 왜 그러세요? 아까까지만 해도 좋았으면서..., 아!”

잇따라 또 비명이 들리더니 도준은 수진의 팔을 잡으며 잔뜩 내리 깐 목소리로 무섭게 물었다.

“나한테 뭘 먹인 거야?”

상황의 심각성을 눈치채지 못한 수진은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오리발을 내밀었다.

“무슨 소리에요? 전 그저 술만 따랐는데...”

“아! 아파요!”

다음 순간, 고통에 찬 비명이 들리더니 수진은 탈골된 팔을 감싸안으며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방금 전 제 아내를 버린 남자를 바라봤다.

“전 그저 민 사장님한테 저를 모두 내어주려고 한 것뿐이에요. 악의는 없었다고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도준은 코웃음을 쳤다.

“감히 나한테 약을 타?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네.”

창밖은 어느새 짙은 어둠이 깔려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냈지만, 이 순간 실내에 있는 도준의 두 눈보다 어둡지도 무섭지도 않았다.

...

“띠-“

민혁은 경적을 울리며 고개를 창밖으로 빼 들고 꽉 막힌 길을 바라봤다.

“시윤 씨, 오늘 길이 너무 막혔는데, 내일 가면 안 돼요?”

그 말에 조수석에 앉아 있던 시윤은 창 밖에서 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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