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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5화 겂 없는 수진

시윤의 수심 가득한 모습을 눈치챈 임윤정은 시윤이 수진 때문에 화가 난 줄 알고 옆에 있는 메뉴판을 건네주었다.

“사모님도 드시고 싶은 걸 고르세요. 이 집 김·치·연 칼국수가 그렇게 유명하다던데.”

일부러 ‘김’, ‘치’, ‘연’ 세 글자를 붙여 말한 것 때문에 아무리 들어도 의미심장했다.

그걸 눈치라도 챈 건지 수진이 얼굴을 붉히며 버럭 소리쳤다.

“지금 누구 들으라고 한 소리예요?”

그 말에 임윤정은 짐짓 시치미를 떼며 놀란 듯 대꾸했다.

“왜 그래요? 저는 음식을 말한 건데.”

남편과 함께 바닥부터 시작해 이 자리까지 올라오게 된 임윤정은 평소 한수진 같은 여우를 가장 혐오하기에 말에 가시가 달리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수진은 너무 어려서인지 감정 하나 숨기지 못하고 화가 난 듯 젓가락을 내팽개쳤다.

“민 사장님, 저 여자 봐요. 저를 막 욕해요.”

“그게 뭐가 욕하는 거야? 한국 사람이라면 김치는 다들 좋아하는 건데.”

도준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대충 대답했다.

누구나 좋아한다는 말에 이내 기분이 풀린 수진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콧소리를 내며 애교를 부렸다.

“우리 얼른 종업원한테 음식부터 올리라고 해요. 저 배고파요.”

종업원은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음식을 모두 대령했다.

그사이, 민혁은 몇 번이나 비즈니스 얘기를 꺼냈지만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은 진호중은 그의 말을 받아주지 않았다.

그때 시윤이 민혁에게 눈빛을 보내며 젓가락을 내려 놓고 임윤정과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제가 해외에서 공연하고 있을 때 소문을 들었는데, 외자기업에서 거금을 주고 광물을 매입하려 한 걸 거절하고 오히려 정상 가격에 국내에 팔았다면서요?”

그 말에 임윤정은 이내 미소를 지었다.

“그런 것까지 알고 계세요?”

두 사람에 대해 진작 학습을 한 시윤은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공장장님이 인터뷰에서 한 말씀이 인상적이었거든요. 이렇게 말씀하셨잖아요. ‘나는 거친 사람이라 이런 희귀 금속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귀중한 건 압니다. 귀중한 건 반드시 가족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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