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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4화 짝퉁이 진짜 사모님을 만나다

룸 안에 들어서자마자 민혁의 소리에 머리가 울려, 시윤은 한참이 지나서야 제 정신을 되찾았다. 그리고 저를 향해 미친 듯이 눈을 깜박거리며 암시하는 민혁을 보게 되었다.

그 눈길을 따라가다 잔뜩 화가 나 있는 진호중을 본 시윤은 이내 싱긋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공장장님이시죠? 안녕하세요, 이시윤이라고 합니다. 민도준 아내 되는 사람입니다.”

잔뜩 화가 나 있던 진호중은 눈앞에 벌어진 이상한 상황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이윽고 도준의 옆에 앉은 수진과 방금 들어선 시윤을 한참 동안 번갈아 봤다.

비슷한 외모와 동일한 신분. 순간 화내는 것도 잊은 진호중은 속으로 두 사람 중 누가 진짜고 누가 가짜인지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진호중의 아내도 화가 난 듯 남편과 룸을 나가려 하다가 눈앞에 벌어진 상황을 보고 얼른 남편의 팔을 잡아끌었다.

“여보, 민 사장님도 계시는데, 그냥 앉아요.”

적어도 누가 진짜인지는 알고 가야하니까.

그렇게 모든 사람은 테이블 주위에 다시 둘러앉았다.

하지만 이 순간 분위기는 방금 전과는 매우 달랐다.

민혁이 나서서 자리 배치를 한 덕에 시윤은 도준의 오른쪽에 앉게 되었고, 왼쪽에는 수진이 앉았다.

물론 안색이 가장 안 좋은 건 당연히 수진이었다. 다들 저를 도준의 부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시윤이 나타나 아주 난처한 처지가 되어버렸으니.

그때 마침 진호중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시윤 씨, 본인이 민 사장님의 부인이라고요?”

시윤은 시종일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도준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전에 할아버님 장례식에서 진 사모님을 뵌 적이 있는데, 안 본 사이에 안색이 더 좋아졌네요.”

진호중의 부인 임윤정은 사실 재벌가 사모 모임에는 낄 수 없는 신분인지라 일전에 장례식장에서도 그저 시윤을 멀리서 본 게 다였다. 게다 수진이 시윤과 너무 닮아 있는지라 이상한 점을 당연히 눈치채지 못했었고.

그런데 지금 다시 보니 완전히 천지 차이라는 걸 알아챘다.

그제야 임윤정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아직도 저를 기억하실 줄 몰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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