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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화 대타의 안주인 행세

전화 건너편에서 민혁은 놀란 듯 잠시 머뭇거리더니 끝내 말을 이었다.

“정말이에요? 그 소식 믿을만한 거 맞아요?”

도준의 안위가 걸린 문제인 만큼 시윤은 조급해졌다.

“민혁 씨! 한수진이 그렇게 우연히 나타났는데 설마 의심해 본 적도 없어요?”

그 말에 민혁은 한숨을 내쉬었다.

“시윤 씨,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사실 저도 한수진에 대해 조사해 봤고 이상하다는 거 느꼈어요. 그런데 도준 형이 상관없대요. 한수진 때문에 회사에 손해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 도준 형이 건드리지 말라는데 저라고 별 수 있겠어요?”

“지금 그 말은 도준 씨도 알고 있다는 뜻이에요?”

민혁에게서 알게 된 소식에 시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네.”

민혁도 그 얘기에 답답했는지 푸념하기 시작했다.

“시윤 씨는 모르겠지만, 시윤 씨가 떠난 뒤 도준 형이...”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낮게 깔린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한민혁, 들어와.”

‘도준 씨의 목소리야.’

민혁은 전화 건너편에서 짧게 대답하고는 목소리를 한껏 낮추고 말했다.

“그 저기, 오늘 밤 도준 형이 은해구에서 광물 사업에 관한 미팅을 하거든요. 회사에서 새로 출시한 제품이 이 광물을 장기적으로 구매해야 해서 아주 중요한 미팅이에요. 절대 방해돼서는 안 되는. 혹시 될 수 있다면 와줄 수 있어요? 한수진이 또 망칠까 봐 그래요.”

“저...”

시윤이 대답하기도 전에 민혁은 다급히 말을 보탰다.

“도준 형이 저 불러요. 나중에 주소 보내줄게요.”

...

전화를 끊은 시윤은 호텔 방 안의 캐리어와 핸드폰에 적힌 주소를 번갈아 바라봤다.

만약 미련 없이 도준을 말끔히 끊어냈다면 이 순간 캐리어를 들고 해원으로 출발해 가족을 만나고 다음 주 공연을 준비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도준이 이토록 스스로를 괴롭히는 게 저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니 바닥에 뿌리라도 내린 듯 발이 도저히 움직여지지 않았다.

‘됐어, 이번이 마지막이야. 해줄 얘기는 하고 끝내자. 만약 내 충고를 듣고도 여전히 한수진을 곁에 두려고 한다면 진짜 마음이 흔들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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