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65화 술주정

가을은 도준과 은채가 서로 왕래한 게 비즈니스적 수요 때문이라도 생각했기에 퉁명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세상에 무슨 비즈니스가 꼭 열애설 만들어야 하는 것뿐이래요? 솔직히 말해서 비즈니스도 하윤 씨 남편 일이잖아요. 그 사람한테 하윤 씨 감정은 돈보다 못하대요?”

직설적인 말은 마치 칼처럼 하윤의 심장을 깊이 관통했다. 하지만 안 드는 칼로 오랫동안 괴롭힘 당하는 느낌을 경험해본 뒤라서 그런지 오히려 통쾌한 느낌마저 들었다. 하윤은 가을의 손에서 빼앗았던 술잔을 들어 반쯤 마시고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는 말이네요.”

술자리에 불려 나가는 걸 싫어하지만 술 자체를 싫어하는 건 아닌지라, 가을은 하윤이 술 마시는 걸 보자 곧바로 제 잔을 채웠다.

“하윤 씨는 딱 보면 남편한테 잡혀 사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남편이 잘못해도 오히려 핑계를 생각해서 합리화하고. 그런데요, 남자를 아끼는 건 불운의 시작이에요.”

“...”

하윤과 가을은 성격이 완전히 상반되었지만 의외로 죽이 잘 맞았다.

하윤도 처음에는 가볍게 마시려고 했지만 점점 열이 나서 술을 마셔댔다.

그 결과 가을은 테이블 위에 앉아 눈 감은 채 노래를 하기 시작했고, 하윤은 헤실거리며 그 노래에 맞춰 춤을 췄다. 어느덧 룸 안은 동물원보다도 더 시끌벅적해졌다.

그때 마침 룸에 들어온 도준은 눈앞에 벌어진 광경에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민혁을 바라봤다.

“이게 아무 일 없는 거야?”

계속 밖에 쪼그리고 앉아 있어 룸 안 상황을 알 리 없는 민혁은 목을 한껏 움츠린 채 찍소리도 내지 못했다.

하윤이 다리를 들어 올리며 턴을 올려던 찰나, 도준은 그녀의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

마침 신나던 참에 방해를 받자 하윤은 화가 난 듯 미간을 찌푸렸다.

“그쪽이 나 턴하는 거 방해했어요.”

하윤은 술에 취해 다 말려들어간 혀로 어눌하게 말했다. 심지어 초점이 흐려져 도준을 똑바로 보지도 못했다. 그 모습에 도준은 화가 나 웃음이 나왔다.

“자기가 팽이인 줄 알아?”

흐리멍덩해 제대로 서지도 못하던 하윤은 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