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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0화 지하늘의 꿍꿍이

그 시각, 옆방.

지하늘은 가을을 억지로 끌고 와 테이블 맞은편에 앉은 중년 남자에게 술을 따르라고 강요했다.

“가을아, 유 대표님한테 술 한잔 따라 봐.”

“나 내일 스케줄 있어서 많이 마시면 안 돼요.”

귀찮은 듯 손목시계를 확인하며 퉁명스럽게 내뱉은 말에 유민철은 미간을 팍 구겼다.

“가을 씨가 바쁘다면 오늘 그만둡시다.”

“어? 잠깐만요. 그만두다니요. 저희 가을이 좀 내성적인 성격이라 그래요. 조금 있으면 바로 괜찮아질 거예요. 우선 제 잔부터 받으세요.”

말 몇 마디로 분위기를 푼 하늘은 곧바로 둘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가을을 나무랐다.

“스케줄은 무슨! 너 요즘 계약 줄줄이 파기되고 공연도 다 취소됐어! 회사에서도 너 이제 포기했는데 아직도 살 궁리를 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 나중에 광고 위약금 나오면 어떡할 건데?”

“말해두는데, 유 대표님은 이 업계에서 알아주는 분이셔. 이번에 여우 주연상 탄 그 배우도 전에 스캔들 크게 터졌는데 모두 유 대표님이 손써서 처리해 준 거라고. 유 대표님이 나서면 네 스캔들도 바로 사그라들 거야. 너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이렇게 포기할 거야?”

그 말에 가을은 테이블 아래에 드리운 손을 꽉 그러쥐었다. 확실히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 가을은 많은 노력을 했다. 만약 실력이 부족해서 연예계에서 퇴출 당하면 인정할 테지만, 누명을 쓰고 앞날을 망치는 건 절대 참을 수 없었다. 그렇게 많은 광고 위약금까지 한꺼번에 떠안아야 하니 더욱 안될 일이었다...

결국 가을은 현실에 타협한 듯 입을 열었다.

“술은 얼마든지 마실 수 있어요. 그런데 잠자리는 절대 안 돼요!”

그 말에 하늘은 눈알을 굴리더니 곧바로 대답했다.

“누가 너더러 잠자리를 가지랬어? 유 대표님 그런 분 아니야. 아까 네가 술 안 마시겠다고 하니까 바로 가겠다고 하시는 거 못 봤어?”

하긴, 전에 만났던 주승범에 비하면 유민철의 평판은 줄곧 좋았다. 물론 바람기가 있다는 소문은 따라다녔지만 누구를 강요했다는 소문은 한 번도 난 적이 없다.

하지만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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