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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9화 숨겨진 비밀

하윤의 말을 들은 승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위로했다.

“다 지난 일이야. 너도 민도준과 결혼했으니 지난 일은 잊어.”

하지만 하윤은 이 일을 끝까지 파고들기라도 하려는 듯 끊임없이 질문했다.

“오빠는 도준 씨가 아빠 만났다는 거 어떻게 알았어? 혹시 아빠가 말했어? 아빠가 다른 말은 안 남겼어?”

고요한 자정, 하윤의 거친 숨결은 유난히 또렷햇다.

그때 몇 초간 침묵하던 승우가 고개를 저었다.

“없어. 그냥 공은채한테 미안하고 우리한테 미안하다고만 하고 뛰어내렸어.”

‘공은채한테 미안하다고...’

‘하긴, 도준 씨한테서 공은채가 임신했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모든 게 본인 때문이라고 생각하셨겠지. 모든 게 그날 술 마시고 실수한 것 때문이라고 생각하셨겠지. 본인은 그저 희생양이었다는 것도 모르고.’

역시나 아무런 반전 없는 사실에 하윤은 어떤 기분인지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도준이 어떤 사람인 줄 안 이상, 다른 사람한테서 그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는 걸 들어도 믿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민시영도, 민상철도 모두 도준은 마음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었다.

하윤은 지금껏 본인이 특별한 경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윤의 존재는 도준에게 그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도준은 정말 사람들이 말하는 마음이 없는 사람이 맞았다.

몸도 마음도 지친 하윤은 더 이상 얘기할 마음도 사라졌는지 피곤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 그만 방에 돌아갈게. 오빠도 일찍 자.”

말을 마친 하윤은 이내 뒤돌아 위층으로 올라갔다. 스탠드의 불빛 아래에서 승우는 하윤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묵묵히 지켜봤다.

새벽이 되었을 때 승우는 안방대신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이윽고 방 문을 잠그고 굳게 닫혀 있던 제 옷장 문을 열었다.

오랫동안 열지 않은 탓에 문을 여는 순간 곰팡내가 얼굴을 덮쳐왔다. 승우는 쌓여 있던 옷을 헤집어 내고 느슨한 판자를 열어 안에 놓여 있던 상자 하나를 꺼냈다.

상자를 열자 아가자기한 물건들이 안에 놓여 있었다. 잘 포장되어 있는 물건들은 한눈에 봐도 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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