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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1화 첫 만남의 진실

그날 하윤은 술을 닦는데만 정신이 팔려 휴게실 구석에서 한 쌍의 눈이 저를 보고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

그때 도준은 리클라이너에 비스듬히 기대 병풍 사이의 틈으로 제수씨였던 하윤이 벗은 모습을 지켜봤다.

공교롭게도 도준이 누운 곳은 마침 사각지대인 데다, 그때 얼른 처리하고 손님을 맞이하러 가야 한다는 생각에 바삐 움직이던 하윤은 당연히 리클라이너 위의 사람을 보지 못했고.

드레스를 완전히 벗은 게 아니라 허리 부근까지 벗어내려 드러난 가는 허리는 남자의 시선을 더 끌었다.

심지어 오프숄더 드레스를 입은 탓에 하윤은 속옷 대신 가슴 패치를 붙이고 있었다.

그렇게 티슈로 가슴골에 흘러내리는 붉은 와인을 닦고 있을 때, 밖에서 노크소리가 들렸다.

“권하윤! 손님들 이제 간대! 뭐 하는데 그렇게 꾸물거려?”

승현의 재촉에 하윤은 문 쪽을 째려보더니 아무 일 없다는 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래, 알았어. 바로 갈게.”

도준은 약혼식에서 식구들에게 술을 권하는 하윤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는 통나무처럼 뻣뻣하기만 한 채로 승현의 소유물인 것처럼 순종하던 하윤은 그 순간 갑자기 혼이라도 생긴 듯 생동감이 넘쳐 흘렀다. 심지어 남자의 흥미를 끄는 매력마저 생겨났다.

때문에 그날 밤 승현을 찾으러 갔던 도준은 하윤의 ‘적극적인’ 모습을 거절하지 않았다.

하윤의 가면을 벗겨 그녀가 숨기고 있는 진짜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마음에.

...

차 안.

저도 모르는 새에 도준에게 제 몸을 보여줬다는 걸 알게 된 하윤은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대체 심보가 얼마나 뒤틀리면 상대가 제수씨인 줄 알면서 벗은 몸을 구경하지?’

하지만 터무니없는 일도 도준에게 대입해 생각하니 왠지 합리적인 것 같기도 했다.

하윤이 너무 놀라 멍해 있을 때, 도준이 하윤의 잔머리를 손가락에 돌돌 감으며 장난기 어린 눈빛으로 말했다.

“거봐, 말했잖아. 미색에 취해 받아준 거라고 했는데 왜 안 믿어?”

차갑던 하윤의 귓불은 도준의 손에 비벼져 금방 뜨거워졌다. 그 온도에 하윤은 놀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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