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38화 직접 복수해봐

도준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속였냐고? 그냥 네 연기에 맞춰줬을 뿐이야. 아직도 본인이 대단한 줄로 착각하나 보네?’

은채는 칼끝처럼 날카로운 시선으로 도준을 바라봤다.

그 순간, 지난 날의 기억들이 하나둘씩 눈앞을 스쳐 지났다.

지금껏 은채는 도준 어머니가 남긴 심장과 문을 사이두고 들려줬던 피아노 연주로 도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믿어왔다. 그래서 도준이 순순히 제 약혼자 신분으로 저를 도왔다고 생각하면서.

심지어 어머니한테서 물려받은 뛰어난 외모와 똑똑한 머리 덕에 그 어떤 남자도 제 매력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라고 자부해왔다.

그러다가 계획을 실행하면서 은채의 주위에는 점점 남자들이 많아졌고, 그 때문에 싸우는 횟수가 늘어났고 도준의 태도도 점점 나빠졌다.

하지만 그럴수록 은채는 더 마음이 놓였었다. 제 약혼녀가 다른 남자와 엮이는 걸 덤덤히 받아들이면 오히려 더 이생했을 테니까.

그렇게 마지막 이별이 다가왔을 때, 은채는 공씨 가문만 무너뜨리면 도준과 결혼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때 도준은 마치 믿지 않는 다는 듯 농담삼이 이렇게 말했었다. ‘하, 그래. 그때까지 살아있다면 고려해 볼게’ 라고.

...

지나온 나날을 회상해 봐도 실수는 없었던 것 같은데, 왜 이런 결과를 초래했는지 은채는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다.

어머니의 마지막을 곁에서 지켜봤기에 남자의 사랑 따위는 믿을 게 못된다는 신념을 늘 지키며 계획대로만 움직였는데.

주림도 그 계획에 놀아났고, 석지환도 그랬고, 공천하마저 그랬다.

언제나 은채가 연기를 하면 다른 사람은 깜빡 속아 그녀의 손에 놀아났는데, 오늘날 그 배역은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기억을 되짚던 은채는 갑자기 도준을 바라봤다.

그러다가 반쯤 미치기라도 한 듯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민도준, 어머니 심장을 정말 신경 쓰는 거 맞아?”

“...”

갑작스러운 질문에 도준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네가 생각하는 만큼 신경 쓰는 건 아니야.”

그 대답에 하윤이 오히려 놀란 듯 도준을 바라봤다.

사실 하윤도 은채와 똑 같은 생각을 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