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37화 제 꾀에 넘어간 공은채

하윤은 덤덤하게 말했다.

“날 자극해도 소용없어. 도준 씨가 들어오면 네가 한달도 채 버티지 못할까 봐 그러는 거니까.”

은채는 입안에서 퍼지는 피비린내를 삼키고 애써 입을 열었다.

“네가 바라던 바 아니야?”

은채가 죽는 마당에 이유라도 알고 싶어 한다는 걸 안 하윤은 이내 뒤돌아 문을 열었다.

벽에 기대 기다리던 도준은 하윤을 보자 곧바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화 다 풀렸어?”

“공은채가 만나재요. 둘이 대화 나눠요.”

도준의 손길을 피한 하윤은 말을 마치자마자 떠나려 했다. 하지만 이제 막 움직이려던 찰나, 도준이 하윤의 어깨를 꽉 잡으며 허리를 숙인 채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난 다른 여자랑 단둘이 있는 거 싫어. 그러니까 옆에서 감시해.”

그렇게 하윤은 또다시 병실 안으로 끌려 들어갔다.

도준이 들어오는 걸 보자마자 말을 꺼내려던 은채는 뒤따라 들어오는 하윤을 보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비아냥거렸다.

“왜? 이제 남은 거라곤 유언을 말할 일 밖에 남지 않은 사람을 상대하면서 뭐 하러 외부인까지 들여?”

도준은 의자를 끌어와 하윤을 앉히고는 눈을 들어 은채를 바라봤다.

“여기 있는 외부인은 너뿐이야.”

은채는 약 2초간 멈춰 있다가 되물었다.

“나뿐이라고? 그럼 이성호를 협박해 죽게 만든 범인은 뭔데?”

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병실에는 적막이 드리웠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은채를 보는 도준의 눈에서 살기가 뿜어 나왔다.

하지만 도준이 대답하기도 전에, 하윤이 제 어깨 위에 놓인 도준의 손을 꼭 잡으며 은채를 바라봤다.

“내 아빠를 죽인 건 너잖아. 죽어가면서까지 이렇게 버둥대는 거 추해.”

분명 하윤이 공은채 앞에서 일부러 보여주기식으로 행동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동안 냉대를 받던 도준의 마음은 하윤이 손을 잡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렸다. 심지어 하윤의 손을 꽉 잡으며 나른한 말투로 말했다.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말 몰라? 나를 걱정할 시간에 마지막 한달 간 어떻게 버틸지나 걱정해.”

도준이 저를 협박한다는 걸 눈치챈 은채는 더 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