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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5화 우리 그만 끝내요

하윤이 짐을 들고 도준의 옆을 지날 때, 허리가 덥석 잡혔다.

이윽고 하윤의 머리에 입을 댄 채 웅얼거리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

하윤은 그 호칭에 버둥대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허리를 감쌌던 남자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여보, 나 무시하지 마. 내가 다 보상해줄게.”

“그래요. 그럼 우리 아빠 살려내요.”

하윤은 아주 가볍게 말했지만 그 내용은 매우 단호했다.

“내가 필요한 보상은 그것뿐이니까.”

다음 순간. 도준은 하윤을 더 꽉 끌어안았다. 그 힘은 마치 하윤을 제 품안에서 으스러뜨릴 것만 같았다.

그렇게 한참 동안 이어진 침묵 끝에 하윤이 부서지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도준 씨, 우리 그만 끝...”

말을 채 끝맺기도 전에 도준이 하윤의 입술을 막으며 그녀의 숨결마저 앗아가 버렸다.

심지어 품에 못 박아두듯 꽉 끌어안은 탓에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그러다 겨우 떨어지더니 하윤의 귓가에 입술을 대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우리한테 시작은 있어도 끝은 없어. 날 싫어하면 내 옆에서 날 죽여 복수할 기회를 엿봐야 하는 거 아니야?”

창백한 하윤의 얼굴에서 유독 입술만 빨갛게 부어 더 눈에 띄었다.

하윤은 고개를 저었다.

“전 도준 씨 못 죽여요.”

그 말에 날카롭던 도준의 눈매가 살짝 풀리더니 제 가슴을 미는 하윤의 잡아 입에 댔다.

“나 사랑해서?”

“네.”

하윤은 도준을 사랑한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사랑하지 않던 때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러니 얼른 도준한테서 도망쳐 원래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곳에서 시시때때로 저에게 아버지의 죽음을 상기시켜 줘야 했으니까.

그러지 않으면 편안한 나날을 보내면서 모든 걸 잊어버릴 수 있었으니까.

도준도 하윤의 생각을 읽어냈기에 더욱더 하윤을 보내줄 수 없었다. 될 수만 있다면 하윤을 저에게서 영영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하고 싶었다.

도준의 강렬한 눈빛에 하윤은 차갑게 말했다.

“만약 저를 여기 붙잡아 두면, 언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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