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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3화 뭐 하길래 도둑고양이처럼 그래?

하윤은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식은땀이 등골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설마 공은채가 보통 수술이 아닌 이식수술을 받는 걸 아나?’

애써 침착함을 유지한 하윤은 태준을 바라봤다.

“무슨 말 하는 거야?”

태준은 하윤을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나 병원 못 가게 하려고 막는 거 알아요.”

그 말을 들은 순간 하윤은 심장이 덜컥 내려 앉았다, 그리고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망했다’였다.

그때, 하윤의 놀란 듯한 표정을 본 태준이 나지막하게 말을 덧붙였다.

“괜찮아요. 이해해요. 은채가 민도준 씨 빼앗아 갔으니 미워하는 것도 당연하고. 하지만 나 이미 은채랑 연을 끊겠다고 했으니 솔직히 갈 필요도 없어요.”

불규칙적으로 마구 요동치던 하윤의 심장은 그제야 조금 진정되었다.

‘그러니까 지금 공은채가 도준 씨를 빼앗아 갔으니 내가 공은채 오빠인 저를 붙잡아 놓고 있다는 거잖아.’

다시 제 목소리를 되찾은 하윤은 이해가 되지 않는 듯 되물었다.

“알면서 왜 따라왔어?”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복도에서 태준의 목소리는 마치 막이 쓰인 듯 희미하게 들렸다. 하지만 뭘 말했는지 하윤의 귀에 똑똑히 흘러 들었다.

“윤이 씨가 원하는 거면 난 뭐든지 학 거예요. 그러니까 나 너무 미워하지 마요.”

태준을 빤히 바라보고 있던 하윤은 왠지 태준이 어딘가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더 이상 집요하게 밀어붙이기 보다는 적당한 거리에 멈춰 서서 상대에게 공간을 주는 느낌이랄까?

하윤은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끝내 입을 열었다.

“공태준, 우린 불가능해.”

“알아요.”

태준은 가볍게 대답했다.

“그래도 괜찮은 친구 정도는 할 수 있잖아요?”

하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태준을 죽일 듯 미워하다가 경계하는 데 이르면서 하윤은 보통 친구로 지낼 수 잇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매번 저와 도준의 사이를 이간질하는 태준을 친구로 받아들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 태준의 진심 어린 모습을 보자 하윤은 왠지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만약 은채가 정말 수술대에서 죽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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