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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5화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데요?

몇시간 전.

은채는 겉으로 수술을 앞당긴다는 소식에 아무런 의견도 없는 듯한 태도를 보였지만, 워낙 의심이 많아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못하기에 자기가 ‘위독’하다는 문자를 태준과 곽도원한테 미리 보내 놓았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곽도원이 여전히 염옥란을 그리워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일부러 말을 더 보탰다.

‘어머니께서 임종 직전에 저더러 아저씨한테 말을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퇴원하는 직접 전달해 줄게요.’ 라고 말이다.

부하가 그 문자를 곽도원한테 회보할 때, 현장에 준호도 있었다.

당시, 곽도원이 여옥란에게 마음이 있다는 소문은 해성의 대부분 사람이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그에 반해 준호의 어머니가 얼마나 참하고 훌륭한 아내이자 어머니였는지는 조금도 알려진 바 없다.

이 일 때문에 준호는 어릴 때부터 입이 싼 동년배들과 얼마나 싸우고 다녔는지 모른다, 심지어 커서 사람들의 인식속에서 그 일이 점차 사라질 때까지 이어졌으니.

솔직히 준호는 이곳에 오고 싶지 않았지만 아버지의 평생의 응어리를 풀어드리라는 어머니의 부탁으로 온 거다.

...

수술실은 아직까지 불이 켜져 있었다. 게다가 모든 게 아직까지는 순조롭다.

도준은 복도 벽에 몸을 기댄 채 수술실 앞을 맴도는 준호를 빤히 바라봤다.

그러다 한참 뒤, 준호가 뒤돌아 물었다.

“공은채를 제 눈으로 직접 봐야겠네요.”

도준은 그 말에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왜요? 병상 옆에서 응원이라도 해주려고요?”

순간 눈빛이 어두워진 준호는 도준을 빤히 노려보았다.

“설마 민 사장님 산하에 있는 병원에 CCTV도 없다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죠?”

“아하, CCTV요? 아쉽지만 고장났어요.”

애써 화를 짓누르던 준호는 끝내 폭발하고 말았다.

“CCTV도 없다면 말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겠네요.”

그 뜻을 알아들은 조수가 이제 막 무전기를 꺼내 들려고 할 때, 도준이 남자를 막으며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준호 도련님, 잠깐 얘기 좀 나누시죠?”

준호는 도준과 얘기를 나눌 정도로 친분이 있는 정도가 아니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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