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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3화 진짜 범인

그 말에 하윤은 다른 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초조한 마음으로 주림의 팔을 잡고 힘껏 흔들었다.

“우리 아빠 어떻게 돌아가셨어요? 빨리 말해봐요.”

3년간의 세월이 흘러 주림의 눈에는 더 이상 성공에 대한 갈망이 없고 타버리고 남은 잿더미만 남은 듯 생기가 없었다.

너무 오랫동안 말하지 않은 목소리마저 약간 갈라져 있었다.

“교수님은... 공은채와 민도준 때문에 돌아가신 거야.”

민도준의 이름을 듣는 순간 하윤은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 굳어버리더니 무의식적으로 잡고 있던 주림의 팔을 놓고 고개를 저으며 뒷걸음질 쳤다.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도준 씨가 그럴 리 없어. 도준 씨는 우리 아빠 해친 범인이 아니야!”

마지막에 이르자 하윤의 목소리는 귀청 째질 듯 날카로워졌다.

지환은 무너져가는 하윤을 보더니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윤아, 우선 진정해. 주림 얘기 천천히 들어 봐야지. 우선 앉아.”

하윤은 지환에게 끌려 의자에서 한참 동안 냉정을 되찾은 뒤 입을 열었다.

“방금 도준 씨가 우리 아빠 죽게 했다고 했는데, 혹시 증거 있어요?”

주림은 애써 침착한 척하는 하윤의 얼굴을 보며 잠깐 뜸을 들이더니 말을 꺼냈다.

“그해 공은채가 나더러 교수님 술에 약을 타게 하고는 자기랑 무슨 일이 벌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꾸며 교수님도 속았어...”

4년 전.

공은채는 강의를 들을 때 ‘부주의로’ 손목에 그어진 자해 상처를 드러낸 적이 있다.

그 계기로 이성호는 은채가 어머니와 빼닮은 외모 때문에 어려서부터 공천하의 각별한 관심을 받았고, 성인이 된 후 점점 심해졌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은채는 친아버지가 저한테 그런 짓까지 버리는 걸 참을 수 없어 몇 번이고 자살을 시도했다고 털어놓았다.

채영을 데리고 교장실에 가 억울함을 대신 호소하던 데로부터 알 수 있다시피, 이성호는 평소 학생들을 엄격히 대하지만 사적으로는 매우 아끼기에, 은채의 일을 알게 된 후 도우려고 마음먹었다.

...

여기까지 들은 하윤은 오빠가 왜 공천하가 공은채한테 이상한 짓을 했다고 말했었는지 알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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