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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6화 돌아오면 안 돼요?

그 뒤의 기억은 가물가물했다. 심지어 집에 어떻게 왔는지 택시를 탔는지 버스를 탔는지조차 하윤은 잊어버렸다.

그저 귓가에 들리는 심장 고동소리가 너무 요란해 마치 죽음을 알리는 종소리처럼 느껴졌다.

집에 돌아와 문을 닫은 순간, 하윤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문을 기대 가쁜 숨을 한참 동안 몰아 쉬었지만 가슴은 여전히 답답했다.

어두컴컴한 방 안 구석에서 수많은 사람이 속삭이는 것 같았다. 옛날의 친구들... 아니, 친구라고 믿었던 자들이 어두운 곳에 숨어 제가 약해지길 기다렸다가 등 뒤에서 칼을 꽂을 것만 같았다.

하윤은 미친 듯이 집 안 모든 불을 켜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문 뒤, 옷장 등 구석구석 살피며 숨어있는 사람이 있는지 살폈다.

그렇게 한바탕 방안을 샅샅이 뒤지고 나니 숨이 가빠졌다.

하지만 하윤은 그대로 멈추지 않았다.

‘도준 씨한테 전화해야 해. 도준 씨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알려줄 거야...’

‘맞아, 전화...’

‘어 핸드폰 어디 갔지?’

핸드폰을 어디 뒀는지 기억도 안 난 탓에 하윤은 목표 없이 이곳저곳 마구 뒤져댔다.

그러다 겨우 찾은 핸드폰 잠금을 해제하려고 했지만 손이 떨려 여러 번 시도 끝에 겨우 도준에게 전화 걸었다.

연결음이 들리는 순간 전화가 연결되었다.

“도준 씨...”

“응.”

도준의 목소리를 듣자 하윤은 눈물이 터져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지금... 지금 돌아오면 안 돼요?”

“그래.”

그렇게 전화를 끊은 뒤, 하윤은 소파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제 팔을 토닥이며 중얼거렸다.

“도준 씨가 이제 곧 돌아올 거야. 돌아오면 모든 걸 말해 줄 거고. 주림 선배 말은 못 믿어. 지환 오빠 말도 믿을 게 못 돼. 다 공은채한테 속았던 사람들이잖아. 아직도 공은채 계략에 놀아날 수 있어. 공은채가 나랑 도준 씨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하는 거야.”

“그래, 그런 거야...”

...

새벽 3시.

도준이 경성에 도착하자 한참을 기다린 민혁이 헐레벌떡 달려가 그를 맞이했다.

“도준 형.”

하지만 도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곧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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