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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2화 인생 왜 이런 거야?

두 사람은 앞뒤로 나란히 서서 빌라를 나섰다.

그때, 문 앞 차안에서 비몽사몽해 있던 민혁은 대문이 열리는 소리에 흠칫 놀라 일어나더니 이내 차에서 내렸다.

“어디 가요? 데려다 줄게요.”

하윤은 무시한 채 민혁을 지나쳤지만 곧장 도준에게 잡혀버리고 말았다.

“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 도준의 눈은 이미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고 턱에는 거뭇거뭇하게 수염이 자라났다. 하지만 그런 모습에도 도준은 초라하기는커녕 오히려 남성미가 더해졌다.

‘그래. 이게 민도준이지. 어떤 상황이든 여전히 태산처럼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

하윤은 도준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입을 열었다.

“극단에 갈 거예요.”

그로부터 30분 뒤, 차는 극단 앞에 멈춰 섰다.

하윤은 아무 미련 없이 차에서 내리더니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 시각 민혁은 백미러로 도준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도준 형, 오늘 조 국장 쪽에 가봐야 하는데...”

“응, 우선 옷부터 갈아입고.”

차는 곧장 골든 빌라로 향했다. 한참 뒤 차에서 내린 도준의 얼굴에는 밤을 샌 흔적이 조금도 없었다. 오히려 민혁이 기운 없이 연신 하품을 해댔다.

“차키 이리 줘.”

민혁은 무의식적으로 손에 든 차키를 도준에게 건넸고, 다음 순간 도준은 운전석에 올라타더니 쌩하고 떠나버렸다. 그제서야 민혁은 자기가 버림받았다는 걸 인지했다.

‘그래, 뭐. 택시 타고 가면 되지.’

하지만 현실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주머니를 뒤진 순간, 뭔가 깨달은 듯 차 뒤꽁무니를 향해 목청껏 소리쳤다.

“내 핸드폰과 지갑...”

주차장에는 일순 민혁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그러다 결국 방법이 없자, 할 수 없이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돈도 없는데 어디 가야지?’

그렇게 한창 생각하고 있을 때, 민혁의 눈에 28층 버튼이 들어왔다.

민혁은 갑자기 든 생각에 제 뺨을 찰싹 때리며 중얼거렸다.

“어떻게 싸가지 집 비번을 안다고 그 집에 들어가 샤워하고 무전취식 하고 잠까지 잘 생각 할 수 있어? 이러면 안되지.”

10분 뒤.

삐리릭-

민혁은 결국 가을의 집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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