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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3화 무단침입

오늘, 해원의 하늘은 유독 흐릿한 데다, 비록 경성처럼 눈이 내리지는 않았지만 오한이 느껴질만큼 추운 날씨다.

그 때문인지 엘리베이터에 오른 진가을은 몸을 오소소 떨었다. 벌써 새집을 구한 가을은 어제 밤새 새집에서 짐을 정리하다가 결국 그곳에서 하루 묵고 오늘에야 돌아오는 길이다.

오늘 마침 스케줄이 없는 틈에 귀중품을 옮기고 저녁에 이삿짐 센터를 부를 생각이었다.

하지만 집 문을 연 순간, 코 고는 소리가 들려올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 순간 가을은 잔뜩 겁에 질렸다.

‘안 그래도 요즘 사생팬이 연예인의 집에 숨어든다는 기사도 많던데, 설마 나도 재수없게 걸린 건 아니겠지?’

소파 위에서 사람의 발을 보는 순간 가을은 곧바로 핸드폰을 들어 신고하면서 문 앞에 두었던 꽃병을 손에 들고 슬금슬금 들어섰다.

‘젠장, 감히 내 집에 기어 들어와? 경찰이 오기 전에 정당방위로 화나 실컷 풀어야겠어.’

가을이 아무리 용감하더라도 여자이기에 소파 위에 누워있는 남자의 등을 본 순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몸을 한껏 숙이고 속으로 숫자를 셌다.

‘하나, 둘, 셋!’

“이 때려 죽일 도둑놈아!”

이윽고 가을은 꽃병을 세게 휘둘렀다. 맞으면 죽지는 않아도 머리가 깨질 정도로 센 공격이었다.

다행히 산전수전 다 겪은 민혁은 기척에 깨어나 가까스로 그 공격을 피했다. 하지만 가을이 너무 세게 휘두른 탓에 꽃병은 민혁의 눈썹을 가격했고, 순간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이런 젠장! 잘생긴 내 얼굴!”

그제야 ‘사생팬’의 얼굴이 민혁인 것을 발견한 가을은 말까지 더듬었다.

“왜... 그쪽이...”

그와 동시에 핸드폰 너머로 경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들리십니까? 무슨 일로 신고하셨죠?”

“어...”

민혁은 순간 욕지거리를 퍼부었다.

“누구 전화예요? 저승사자한테서 걸려온 거예요? 그럼 나 좀 데려가달라고 해요!”

...

전화에 대고 대충 이유를 둘러댄 가을은 곧바로 사과하고 끊어버렸다. 그러고는 민혁 따위는 그냥 무시하고 싶었는데, 저 때문에 피가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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