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30화 우리 이혼해요

‘모든 게 다 가짜였어. 모두 가짜였어...’

하윤은 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 멍하니 중얼거렸다.

“모두 가짜였어. 모두 가짜야...”

도준은 점점 창백해지는 하윤을 보자 얼른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뭐가 가짜인데?”

하지만 하윤은 마치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멍하니 있었다. 심지어 이제 막 뭍 위로 건져낸 물고기처럼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당장이라도 질식할 것처럼 굴었다.

도준은 손으로 하윤의 턱을 힘껏 쥐어 입을 벌리게 하고는 그녀가 숨을 고르기를 기다렸다.

그러다가 낯빛이 조금 괜찮아지자 차가운 하윤의 얼굴을 비벼 온기를 나눠주고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조금 괜찮아졌어?”

하윤은 조금 정신이 돌아온 듯했으나 마치 도준을 처음 보는 것처럼 바라봤다.

이윽고 손을 뻗어 도준의 깊은 아이홀과 눈을 만졌다.

‘언제부터였을까? 이 차가운 눈동자 속에 내가 있었던 건? 이젠 나만 있네.’

차가운 손끝이 점차 내려가며 도준의 입술을 만졌다.

‘기억 속에 늘 세상 만사를 비웃는 것 같은 미소가 걸려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웃음도 없어진 채 나만 주시하고 있어. 이런 느낌 참 좋았는데.’

결국 하윤은 천천히 도준의 턱을 매만지더니 저를 빤히 보는 도준의 눈을 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우리 이혼해요.”

...

도준의 목울대는 몇 번 꿀렁이더니 제 턱에서 떨어지려는 하윤의 손을 낚아챘다.

“안돼. 그것만은 안돼.”

하윤은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심지어 가벼운 말투로 말했다.

“그럼 앞으로 내 앞에 나타나지 마요.”

도준은 저를 보며 진지하게 말하는 하윤을 보며 웬일인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창밖에는 언제부턴가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눈마저 실내에서 오가는 가벼운 말보다 차갑지는 않았다.

도준은 손을 뻗어 하윤의 잔머리를 귀 뒤로 넘겨주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

“잊었어? 우리 결혼했어. 자기는 내 와이프고, 그러니 우리는 반드시 같이 있어야 해.”

“그럼 이혼해요.”

“안돼.”

둘은 순간 교착 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하윤은 더 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