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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2화 주림과의 만남

‘주림...’

도준은 눈을 가늘게 접더니 곧장 전화번호를 눌렀다.

그 시각, 경성.

하윤이 묵고 있는 집안의 유선전화가 요란하게 울렸다.

하지만 안내음이 들릴 때까지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집주인이 집에 없었으니까.

...

먹구름이 가득 낀 밤하늘은 내일의 날씨가 흐릴 것이라는 걸 암시하는 듯했다.

어두운 밤, 아늑해야 할 별장 분위기는 어딘가 스산해 보였다.

하윤은 몸을 오소소 떨며 지환을 바라봤다.

“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요?”

“윤아, 너한테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 있어.”

“누군데요?”

말이 끝나자마자 문이 열리더니 문 앞에 깡마른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남자는 문틀을 짚고 빨개진 눈으로 하윤을 바라보고 있었다.

“윤아...”

“주림 선배?”

하윤은 어리둥절했다.

“선배 병원에 있는 거 아니었어요? 이... 이제는 말할 수 있어요?”

주림은 입을 뻐금거렸다. 그 모습은 수많은 말을 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았다. 그의 눈에는 미안함과 괴로움이 섞여 있었고 무언가 애쓰고 있는 듯했다. 그러다가 끝내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여기서 주림을 보자 하윤은 순간 오늘 심상치 않음을 감지하고 지환을 바라봤다.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이에요?”

“네가 본 그대로야. 내가 주림과 주림과 할아버님을 모셔왔어.”

하윤은 왠지 불안한 예감이 들어 애써 버텼다.

“혹시... 도준 씨가 마련해준 병원 의술이 안 좋아서...”

“아니야.”

지환은 하윤을 바라봤다. 하윤의 모습은 마치 공은채의 배신을 직면하기 싫어하던 자신 같았다.

하지만 오래 아프기보다는 잠깐 아픈 게 낫다는 생각으로 지환은 말을 이었다.

“윤아, 너 설마 주림이 지금껏 아무 병도 없었다는 거 몰랐어? 주림과 할아버님이 민도준의 병원에 갇혀 있었다는 거 몰랐냐고.”

하윤은 무의식적으로 도준의 편에 서서 말했다.

“아니에요. 그때 내가 살인범 누명을 써서 주리 선배와 할아버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어 도준 씨가 두 분을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해 준 거예요. 보호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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