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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4화 뭐가 진실이지?

하윤은 그때 그 시절 아버지의 모습을 애써 회상했지만 그때의 아버지는 크게 다라진 건 없었다.

여전히 하윤과 승우의 학업에는 더없이 엄격했고 두 사람의 행사에 한 번도 빠진 적 없었다.

하윤의 생일, 승우의 공연, 시영의 학부모회, 그리고 어머니와의 결혼 기념일까지...

그저 가끔 혼자 멍 때리는 것 외에는 특별한 게 없었다.

그때 분명 지옥이나 다름없었을 텐데.

하지만 이게 고작 시작에 불과하다는 걸 하윤은 알고 있었다.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차마 아버지가 어떻게 생의 기로에서 죽음을 선택했는지 들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이를 악물고 물었다.

“공은채가 또 뭘 했어요?”

주림은 눈을 감더니 목 멘 소리로 말을 이었다.

“공은채의 계획대로 교수님은 은채와 단둘이 자주 밖에 나다녔어. 그러다 공천하한테 들키고 말았어...”

결과는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딸이 유부남인 교수와 만난다는 걸 안 공천하가 얼마나 화를 냈을지.

특히 그때의 은채는 매번 돌아가신 어머니의 옷을 똑같이 입고 말투와 행동을 따라했으니.

만약 보통 사람이었으면 공천하는 아마 상대방을 바로 죽였을 거다.

하지만 이서호는 명망 높은 음악가이기에 그런 사람이 갑자기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면 그의 학생, 가족 심지어 학교까지 가만있지 않을 거라는 걸 염두에 두었다.

때문에 결국 명예를 박살내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성호가 사회의 버림을 받기를 원하지만 은채를 끌어들일 수 없었던 공천하는 이성호의 친구와 학생을 매수하였다...

크나큰 이익 앞에 굴복해 목숨 바쳐 도와주겠다는 사람은 쉽게 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여론이 움직이면서 이서호는 존경받는 음악가에서 순간 사람의 탈을 쓴 짐승으로 전락되었다.

...

그날의 암담했던 기억을 떠올리자 하윤은 눈시울을 붉히며 주림을 가리켰다.

“그래서 플래카드를 들고 아빠를 도왔던 게 아빠를 믿어서가 아니라 사실을 알아서였어요?”

다년간 숨겨왔던 사실이 드러나자 주림은 끝내 무너지듯 하윤의 앞에 무릎 꿇었다. 심지어 한편으로 울면서 하윤의 손을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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