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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8화 애정행각

“뭐라고요?”

하윤은 놀란 듯 물었다.

“그럼 곽도원은 염옥란에 대한 옛정 때문에 공은채를 도운 거예요?”

“하.”

도준은 비꼬는 듯 픽, 웃었다.

“옛정은 다 부질없는 거야. 그게 뭐라고.”

그 말에 하윤은 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럼 곽도원이 왜 공은채를 도와주는 거예요?”

“추세를 따르는 거지.”

현재 도준의 손에 있는 칩은 누구나 다 눈독 들이는 물건이다. 그런데 도준 곁에 조관성이 있어 끼어들 틈을 찾지 못하던 참에, 상황을 엿들을 수 있고 옛 첫사랑의 딸을 도왔다는 자아만족을 할 기회가 있으니 안 할 이유도 없었을 거다.

도준의 설명을 들은 하윤은 마음이 놓이기는커녕 오히려 더 걱정되었다.

만약 곽도원이 옛 사랑 때문에 공은채를 도운 거라면 그마나 다행인데, 도준한테 손을 쓸 마음을 갖고 도왔다면 도준이 위험하니까.

하윤은 다급한 듯 말했다.

“그... 그러면 당장 도망가지 않고 뭐 해요?”

그 말에 도준은 피식 웃더니 낮은 소리로 느긋하게 대답했다.

“그래, 그럼 자기가 가르쳐줘. 어디로 도망갈까?”

너무 걱정한 하윤은 도준이 저를 놀리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하고 제가 봤던 영화들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뭐 이불 커버를 묶어 창문으로 도망치는 건 어때요?”

“음, 괜찮은 것 같네. 또 더 있어?”

“그리고...”

하윤은 진지하게 고민했다.

“땅굴을 파요! 그것도 안 되면 의사인 척 가운을 입고 유유히 빠져나온다던가!”

“그거 좋겠네. 도망치고 나서 자기랑 역할극도 하고 딱이겠다. 침대에서 주사라도 놔줄까?”

저는 조급해 미칠 지경인데 여전히 장난스럽게 말하는 도준을 보자 하윤은 화가 치밀었다.

“좀 진지해질 수는 없어요? 도준 씨한테 무슨 일이라도 나면 저...”

이틀간 마음을 졸이며 걱정한 하윤은 끝내 참지 못하고 또 흐느끼기 시작했다.

“저는 어떡하라고요?”

분명 선조차 없는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그 눈물은 마치 전화선처럼 두 사람을 꼭 묶어주었다.

그런 감정은 뭐라 표현할 수는 없었지만 왠지 몽글몽글하고 간질간질하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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