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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6화 사실대로 말해줘요

작가: 강캔디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하윤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수술 한번 하는 데 군대까지 대동할 일인가?’

“무슨 상황이야?”

태준은 걱정하는 하윤을 안심시켰다.

“아직 정확한 상황은 모르지만, 모두 곽씨 가문 쪽 사람이라는 건 알 수 있어요.”

‘곽씨...’

순간 공천하에게서 들었던 곽도원이라는 이름이 하윤의 뇌리를 스쳤다.

‘그러니까 공은채가 몰래 곽씨 가문에 연락했다는 거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너무 조급한 티를 낼 수 없었기에, 하윤은 태준의 도움으로 집에 돌아갔다.

귀가 후, 몇 시간 동안이나 안절부절 못한 하윤은 인기척이 들리기만 하면 문 쪽으로 달려가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전전긍긍하며 해가 저물 때까지 기다리다가 몰래 병원에 가서 확인하고 올까 생각한 그때, 문 쪽에서 갑자기 인기척이 들려왔다.

이에 하윤은 곧장 달려가 문을 열었다.

“도... 민혁 씨?”

민혁도 갑자기 뛰쳐나온 하윤 때문에 놀랐는지 머쓱하게 웃어 보였다.

“저기, 도준 형이 저더러 하윤 씨 데리고 경성에 며칠 다녀오래요.”

“혹시 무슨 사고라도 났어요? 곽씨 집안에서 도준 씨 괴롭혀요?”

조급한 듯 따져 묻는 하윤을 보자 민혁은 이내 위로했다.

“아니에요. 도준 형은 무사해요. 그런데 요즘 병원 일로 하윤 씨 신경 쓸 겨를이 없어서 그 사이 경성에서 몸을 피하라는 거예요.”

“수술은 오전에 이미 끝났잖아요. 그런데 왜 아직 병원에 있어요? 위험하지 않다면서 피해 있을 건 또 뭔데요?”

민혁은 낮게 한숨을 쉬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그러죠. 하윤 씨는 도준 형한테 제일 중요한 사람인데,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제가 죽는다고요.”

민혁이 이렇게까지 말하자 하윤은 제가 도준의 짐이 될까 봐 간단히 짐을 챙겨 곧장 따라 나섰다.

전속력으로 달리는 차 안으로 차가운 바람이 휙휙 불어 들자 하윤의 마음까지 덩달아 둥둥 떴다.

그렇게 웬 계류장처럼 생긴 공터에 도착하자 소형 여객기 한 대가 놓여 있었다.

너무 빠른 차속에 하윤은 머리가 어질해 났다.

그때 민혁이 한숨을 푹 내쉬며 물었다.

“괜찮아요?”

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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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을 시킨 민혁은 음식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다.“제가 이미 정인 이모님한테 말해 뒀어요. 아마 내일 아침에 와서 아침 준비할 테니까, 오늘 밤은 대충 배달 음식이라도 먹어요.”하윤은 입맛이 없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시간도 늦었는데 민혁 씨도 같이 먹어요.”“네.”식사를 마친 민혁은 나가기 전 쓰레기를 들고 나가면서 풀이 죽어 있는 하윤을 위로했다.“너무 걱정하지 마요. 도준 형이 어디 쉬운 상대예요? 그쪽에 조 국장도 있으니까 아무리 곽도원이라 해도 도준 형 건들지 못할 거예요.”하윤은 억지미소를 지었다.“네, 알았어요. 얼른 가서 휴식해요.”문이 닫히자.텅 빈 방에 혼자 남겨진 하윤은 순간 외로움이 밀려오면서 눈시울이 시큰거리기 시작했다.아무리 스스로 도준이 뭔들 안 겪어 봤냐며 괜찮을 거라고 위로해도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그 때문에 밤새 잠을 설치다 날이 밝아서야 눈을 조금 붙였다. 그러다 잠결에 인기척이 들려 도준이 돌아온 줄 알고 헐레벌떡 달려 나갔지만 온 사람은 유정인이었다.정은은 여전히 따뜻하게 사람을 대했다.“사모님, 좋은 아침입니다. 아침 식사는 지금 드실래요?”하윤은 유정인에게 인사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저 먼저 씻고 나올게요.”“그래요 제가 바로 음식 준비할 게요.”그나마 유정인이 와서 집이 그리 허전하지는 않았다. 심지어 가끔 하윤과 가십거리를 이야기하기도 했다.그럴 때마다 하윤은 유정인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말라고 스스로를 암시했다.하지만 몇 마디 듣는가 싶더니 저도 모르게 또 도준이 생각났다.지금은 뭘 하고 있는지? 전에 손을 잡자는 조관성의 요구를 거절해서 지금도 조관성이 도준을 도와줄지 걱정이 앞섰다.그런 걱정 속에서 하루가 흘렀다.낮에는 유정인이 있어 그나마 덜 외로웠지만 밤만 되면 이런저런 생각이 자꾸만 머릿속을 파고 들었다.‘설마 잡힌 건 아니겠지?’‘남한테 고개 숙이기 싫어하는 사람인데, 그러다 손해라도 보면 어떡하지?’이런 생각들로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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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는 반백 살 되는 나이에 넓은 어깨를 가지고 있었으며 모든 사람을 깔보는 듯한 고고한 태도는 지위의 증명이었다.곽도원이 오자 조관성은 도준과 투덜대던 걸 멈추고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인사했다.“곽 국장님.”곽도원 역시 고개를 까닥 끄덕였다. 하지만 평등한 관계가 아닌 부하직원에게 인사하는 것처럼 다소 건방져 보였다.“반가워요.”물론 두 사람의 직위가 동등하다고 하나, 곽도원의 경력이 조관성보다 훨씬 높은 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손에 쥐고 있는 실권도 적지 않다.그에 비해 조관성은 그저 이제 막 떠오르는 샛별 같은 존재이며, 이미 많은 공적을 세워 앞으로의 가능성이 무한한 사람이다.때문에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꺼려하고 있고, 서로 예의를 지키는 서먹서먹한 그런 관계다.그때 조관성이 도준을 힐끗 보더니 입을 열었다.“훈련 기지의 일로 민 사장의 도움이 필요하니,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곽도원이 덤덤하게 말했다.“뭐 시범 훈련이 중요하긴 하나, 사람 목숨도 작은 일은 아니죠. 공씨 집안이 해원에서 그나마 위상 있는 가문인데, 공씨 집안 딸내미가 영문도 모른 채 심장을 바꿔 치기 당했다면 잘 조사해 봐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만약 나중에 사실이 밝혀지면 조 국장 명성에 누가 될까 걱정이니 차라리 확실히 말하고 가는 게 어떻겠습니까?”어쨌든 동료이기에 조관성도 곽도원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수 없었다.“민 사장, 곽 국장님이 민 사장을 오해하는 것 같은데, 제대로 설명하세요.”도준은 나른하게 소파에 기댄 채 귀찮은 듯 말을 꺼냈다.“상황 설명은 이미 드렸는데 문제는 곽 국장님이 대답에 만족을 못하시던데요. 곽 국장님, 아니면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면 제가 따라할게요.”곽도원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조사에 다르면 민 사장이 수술 직전 공은채 양의 심장과 맞는 환자를 따로 알아 봤다던데, 이건 어떻게 설명하겠습니까?”“그건 당연히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 거죠. 공은채가 어느날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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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준은 씩 웃으며 느긋하게 대답했다.“조 국장님, 잘 생가하세요. 제가 말하면 국장님도 공범이 되거든요. 앞길 망칠 일 있습니까? 그러니 말 안 할게요. 어쨌든, 앞날이 가십거리보다 훨씬 중요하니까요.”조관성을 미간을 팍 구겼지만 뭐라 반박할 말을 찾지 못해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그러다 몇 걸음 채 걷지도 않았을 때, 등 뒤에 있던 도준이 불러 세우는 바람에 차가운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왜요?”그러자 도준이 고개를 까딱였다.“고마웠어요. 나중에 갚을게요.”그 말에 조관성은 ‘흥’하며 콧방귀를 뀌더니 방금 전보다 한결 가벼운 발걸음으로 떠났다.조관성이 떠나자 도준은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고, 연결음이 얼마 드리지 않아 곧장 전화가 연결되었다.“민 사장님.”“몸은 어때요?”곽준호는 그 말에 대답하지 않고 화제를 전환했다.“제 아버지가 떠난 모양이네요?”“네, 그러니까 사람 다시 데려와요.”사실 어제, 곽도원이 오기 전, 공은채의 목숨을 살릴 건지 그대로 둘 건지 선택하라는 도준의 말에 준호는 살짝 고민했었다.공은채에 관해서라면 준호도 일전에 조사해 본 적이 있다. 심지어 아주 악독하고 치밀한 여자라는 것까지 알고 있다. 그런 공은채가 건강한 상태로 곽씨 저택에 입성하면 준호의 어머니 자리를 위협하는 건 당연했다.이 모든 걸 생각한 준호는 약 반시간 남은 수술을 무사히 마치도록 시간을 끌기 위해 도준과 한판 ‘싸우는’ 걸 선택했다.심지어 제 아비인 곽도원을 속이기 위해 얼굴에 얼룩덜룩 상처와 멍을 만드는 것도 불사하면서. 그 결과 준호는 거의 반 병신 상태로 쥐어 터진 채 실려갔었다.그리고 모든 사람의 관심이 도준과 준호에게 있는 틈에, 이식 수술을 받은 남자애는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곽도원이 병원 전체를 이 잡듯 뒤지고, 병원에 드나드는 차를 찾아봐도 남자애를 차지 못한 원인은 그 남자애를 이송한 사람이 곽도원의 친아들 곽준호였기 때문이다.도준의 말에 준호는 눈살을 찌푸렸다.“지금 데려가면 우리 아버지가 다시 조사할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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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은 밤, 경성.침대에 누워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하윤의 머릿속에는 온통 도준에 대한 걱정일 뿐이다.그렇게 한창 생각하고 있던 찰나, 갑자기 핸드폰이 울리자 곧바로 정신이 들었다.당연히 도준이라고 생각했지만 발신자는 다름 아닌 석지환이었다.‘전에 기분 전환하러 간다고 하고는 감감무소식이더니, 이제 괜찮아졌나?’“여보세요? 진환 오빠. 이렇게 늦게 무슨 일이에요?”전화 건너편에서 거친 숨소리만 들려올 뿐 말이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다 한창 심호흡을 하고는 겨우 입을 열었다.“윤아, 너 지금 경성에 있는 거 맞지? 잠깐 만날 수 있어?”“네? 지금요?”하윤은 침대 머리맡에 놓인 시계를 확인했다. 벌써 밤 10시에 가까운 시간.“지금 너무 늦은데, 내일 만나면 안 돼요?”“내일 나 경성 떠나. 윤아, 나 너한테 정말 중요한 할 말이 있어서 그래. 부탁인데, 한 번만 여기 올 수 없을까?”늘 후배들에게 다정하고 예의 바르기만 하던 지환이었는데.‘뭔 일인데 이렇게 초조해하지? 설마 뭔 일이라도 났나?’“그래요. 주소 보내줘요. 지금 바로 갈게요.”지환은 곧장 한 주택가의 주소를 보내왔다. 골목길이 어찌나 구불구불한지 내비게이션을 켜고 한참을 찾아야 했다.“지환 오빠?”몇 번이나 문을 두드리고 나서야 안쪽에서 지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윤이 맞아?”“네, 저예요.”하윤이라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지환은 문을 열었다.이런 신중함에 하윤은 왠지 조금 불안했다.제가 들어서자마자 문을 잠그는 지환을 보며 하윤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오빠, 대체 무슨 일이에요?”...그 시각, 해원.도준은 의사로부터 이식 수술 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이식은 매우 성공적입니다. 환자가 이송된 병원의 의료 기술이 우리 병원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수술 후 치료를 매우 잘하여 환자분도 곧 깨어날 겁니다.”‘곽준호도 애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고 제대로 치료해 줬나 보네.’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잘 지켜봐요.”“네,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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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이 되자, 하윤은 사람들 다 같이 경성에서 새해를 맞이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경성에 있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진가연과 한성운도 그러고 싶어 했다.남은 사람은 양현숙이었다.하윤은 원래 양현숙을 데리고 경성에 오려고 했는데, 양현숙이 해성시의 집을 떠나기 싫어했다. 양현숙은 집을 지켜야 한다면서 오래 집을 비우면 너무 처량한 느낌이 난다고 했다.하윤은 양현숙이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 집뿐만이 아니라 이성호와의 추억이다.그래서 하윤은 그렇게 요구하지 않고 도윤을 데리고 자주 보러 갔다.이번에 하윤의 요청에 양현숙이 기분 좋게 동의하면서 31일에 같이 새해를 맞이하기로 했다.하윤은 손님 맞을 준비를 했고 곧 새해가 다가왔다. 양현숙이 하윤에게 전화를 걸었고 조금 머뭇거리는 목소리로 하윤에게 물었다.“하윤아, 네 오빠 귀국한다는데, 만나볼래? 싫으면 너희 방해하지 말라고 할게.”그때 병원에서 기분 나쁘게 헤어진 뒤로 만난 적이 없었다.승우는 도윤의 나이를 잘 기억하고 있어 가끔 나이에 맞는 장난감을 보내주었다.이렇게 여러 해 지나고 하윤은 전의 일을 마음에 담아주지 않았으며 오히려 너무 오랫동안 연락을 안 한 것에 대해 조금 자책했다. 양현숙의 조심스러운 목소리에 하윤은 양현숙이 중간에서 힘들까 봐 가볍게 말했다.“오빠 돌아왔으면 같이 오세요. 우리 한 가족 되게 오래 같이 못 만났잖아요?”양현숙은 기뻐서 대답했다.“알았어, 그렇게 오빠한테 전달할게.”...통화를 마친 하윤은 이 일을 도준에게 얘기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승우가 하윤의 오빠지만, 하윤이 이 이년 사이에 아무 이성과 접촉하지 않았다. 심지어 수컷 모기까지 도준은 하윤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 도준은 승우를 항상 경계해 왔다.도준이 동의하지 않을까 봐 그날 저녁 도준이 돌아왔을 때, 하윤은 120%로 잘 보이려고 했다.하윤은 발꿈치를 들고 도준의 외투를 벗겨주었다.“여보 왔어요? 어땠어요? 오늘 일은 힘들지 않았어요?”도준이 하윤을 힐끔 쳐다보고 소파에 앉아

  • 하룻밤 인연, 약혼남의 형과 사랑에 빠지다   제1663화 당신은 참 좋은 엄마인 거 같아

    하윤은 요즘 아들이 조금 이상한 것 같았다.도윤은 다른 애들과 달리 장난감으로 놀기 좋아하거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가장 많이 하는 일이 책을 보는 일이었다.가끔 하윤은 도윤이 너무 오래 앉아 있어 힘들까 봐 텔레비전 앞에 데려와서 애니메이션을 틀어줬다.그러나 하윤이 할 일을 하고 돌아오니, 도윤이 뉴스 채널을 돌려서 재밌게 보고 있었다.소파 위에 있는 작은 아들을 보고 하윤은 걱정이 앞섰다.‘설마 내가 너무 연습에 몰두해서 아들을 소홀히 했나? 그래서 아들이 상처를 받아서 저런가? 안 돼! 도윤에게 완벽한 동년을 줄 거야!’하윤은 이 일이 엄청나게 큰 일이라고 생각해서 한동안 생각하고 도윤을 데리고 나이가 비슷한 아이들과 많이 만나게 하려고 했다. 많이 만나면 도윤의 동심이 돌아오지 않을까 싶었다.하윤은 어디를 가던 도우미가 자기를 보는 것이 싫어, 그냥 아파트에 살았다. 이곳에는 아이들이 노는 놀이터가 있었고 그중에 모래로 촉감놀이 하는 곳이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하윤은 그곳에 도윤을 데리고 가기로 마음먹었다.날씨가 좋아 하윤은 도윤의 손을 잡고 그를 집 밖으로 데리고 갔다.모래가 있는 곳으로 가자, 도윤은 모래를 뿌리며 재밌다고 웃어대는 친구들을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하윤은 도윤의 표정을 보지 못하고 신나게 말했다.“도윤아, 친구들 얼마나 재밌게 놀아, 우리도 얼른 들어가서 놀자.”도윤은 눈썹이 붙을 정도로 찌푸렸지만, 하윤이 기대에 찬 모습에 하윤과 함께 놀아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래서 도윤은 하윤이 시키는 대로 신발을 벗고 양말을 신은 채로 하윤과 함께 모래에 들어갔다.도윤의 눈썹과 눈은 하윤을 닮았고 나머지는 도준과 똑같았다. 너무 잘생겨서 순식간에 다른 애들의 주의를 끌었다.한 아이가 도윤에게 말했다.“우리 같이 모래 파서 궁전 만들자!”그 아이가 손을 잡으려고 하자 도윤이 한 걸음 물러났다.“미안, 난 엄마랑 놀아야 해서.”하윤은 도윤이 자기랑 놀고 싶어 하는 줄 알고 마음속으로

  • 하룻밤 인연, 약혼남의 형과 사랑에 빠지다   제1662화 결혼식 한다고?

    하윤이 해성시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됐는데, 소혜에게서 전화가 왔다. 소혜는 딸 민효연이 첫돌 생일을 쇠는 김에 미뤘던 결혼식도 같이 한다고 했다.지훈이 산을 구매해서 이제 산속에서 결혼식을 한다고 했다.하윤이 깜짝 놀랐다.“결혼식 한다고?”“네!”소혜는 간식을 먹으며 말했다.하윤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소혜를 불렀다.“소혜야.”소혜가 목을 쭉 뻗었다.“네?”지훈이 욕실에서 몸을 내밀자, 빛나는 눈은 여우처럼 사람을 홀렸고 머리가 젖어 더욱 섹시해 보였다.지훈의 보조개는 아주 귀여웠다.“수건 가져다줘.”지훈의 섹시한 모습에 소혜가 다급히 말했다.“언니, 오빠한테 언제 시간 되는지 물어봐 줄래요? 그럼, 이렇게 정하고 저는 남자 만지러, 아, 아니, 수건 가져다주러 갈게요!”‘헤헿.’통화를 마친 하윤이 소혜가 보낸 웨딩사진을 보고 마음이 조금 찡했다.소혜를 보고 그런 것이 아니라 지훈을 보고 그런 느낌이 들었다.저녁 식사를 할 때, 하윤이 이 일을 도준에게 말했다.“지훈이 소혜랑 결혼식 올린대요. 다음 달에 한다는데, 당신이 언제 경성에 있는지 물어보라고 하던데.”도준이 하윤을 바라봤다.“그건 당신한테 달린 거 아닌가? 당신이 자꾸 밖으로 돌아다니니까 내가 힘을 좀 써서 당신을 잡아와야지.”“말하는 것 좀 봐요. 제가 무슨 나쁜 일을 하는 사람처럼 말하네요? 다 연습하러 가는 거지.”하윤은 젓가락을 입에 물고 일부러 아까 했던 말을 반복했다.“소혜랑 지훈이 결혼식 한대요.”도준은 물을 마시고 콧소리가 섞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응.”도준이 눈치채지 못하자, 하윤은 더 선명하게 눈치를 줬다.“아니, 쟤네는 아이가 태어난 뒤에 미뤘던 결혼식 올리는 거네요?”도준이 웃으며 말했다.“아니면? 아기를 배속에 다시 밀어 넣고 결혼식 할 수는 없잖아?”하윤은 화가 나 그릇에 담겼던 완자에 구멍을 뚫었다.“맞아요! 맞는 말이죠!”도준이 눈치가 없자, 하윤은 밥을 다 먹고 나서도 도준과 한마디도 하지 않고 텔레비전을 봤다.

  • 하룻밤 인연, 약혼남의 형과 사랑에 빠지다   제1661화 가고 싶어?

    경성에서 하윤이 자기 전에 핸드폰을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침대에서 급히 일어나 욕실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여보!”“도준 씨!”“도준 씨!!”욕실의 안개가 도준의 넓은 어깨에 흩어졌고 도준은 가운을 걸치고 나왔다. 가슴팍이 보였고 물기를 채 닦지 않아 가슴팍과 근육을 따라 아래로 흘러내렸다.도준은 하윤의 다급한 부름에 어디 부딪힌 줄 알고 급히 나왔는데, 나와보니 하윤이 그물에 걸린 물고기처럼 파닥거리고 있었다.도준은 들고 있던 수건으로 하윤의 엉덩이를 때렸다.“왜 그래? 무슨 귀신이라도 봤어?”하윤은 침대에 무릎을 꿇고 앉아, 손을 도준의 어깨에 놓고 핸드폰을 도준에게 들이밀었다.“빨리 봐봐요! 빨리!”하윤이 너무 날뛰어 핸드폰을 너무 가까이 대는 바람에 도준은 화면이 잘 보이지 않았다.도준은 하윤의 손목을 뒤로 잡아당겼지만 하윤이 손을 흔드는 바람에 인내심이 없어 하윤의 허리를 안고 침대에 눕혔다. 혹시라도 너무 흥분해서 침대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보기 귀찮으니까 얘기해 줘.”“고은지가 결혼한대요! 누구랑 하는지 맞혀 봐요!”도준이 물어보기도 전에 하윤은 참지 못하고 얘기했다.“곽준호! 곽도원의 아들 말이에요! 세상에, 아무런 연관이 없던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 결혼하게 된 거죠?”도준은 침대에 기대며 말했다.“아무 연관이 없진 않지. 전에 곽도원이 고은지를 새 아내로 맞이한다고 술자리를 열었었어.”“네?”하윤이 깜짝 놀랐다.‘그럼, 고은지가 곽준호 새엄마? 세상에! 나보다 더 용감하네?’하윤은 참지 못하고 도준을 밀었다.“얼른 얘기해 봐요.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도준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팔을 하윤의 다리에 놓고 그녀를 바라보았다.“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하윤은 도준의 팔을 치워버렸다.“쳇, 당신도 몰라요?”하윤의 귀여운 모습에 도준이 하윤의 볼을 꼬집으며 그녀를 돌렸다.“그렇게 알고 싶으면 결혼식에 가면 되겠네.”하윤은 볼이 꼬집혀서 말을 똑바

  • 하룻밤 인연, 약혼남의 형과 사랑에 빠지다   제1660화 슬픈 멜로디(99)

    준호는 가볍게 물었지만, 눈빛에는 긴장함이 깃들어 있었다.준호는 은지의 차가운 얼굴을 보고, 그녀의 마음도 자신처럼 뜨거운지 보아낼 수 없었다. 그리고 은지가 왜 준호를 찾지 않고 준호가 왔을 때 그에게 기회를 주는지 알지 못했다.사람은 누구나 욕심이 수도 없이 많아진다. 은지를 볼 수 없을 때는 볼 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또 만나니까 가지 말라고 잡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가지 말라고 잡으면 은지 마음속에 준호가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준호의 마음은 조각조각으로 나뉘어 흩어져 버렸다.준호의 손에는 점점 힘이 들어갔고 자신의 기분을 은지가 느끼게 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은지는 준호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난 너 속이기 싫어, 난 너 없어도 잘 살아.”준호의 손에 힘이 빠졌고 빛나던 눈도 빛을 잃었다.준호가 기분이 처져 손을 떼려고 하는데, 은지의 차가운 손이 준호의 손등을 감쌌다.“근데 네가 있으면 난 더 기분이 좋아서 매일 행복하게 살 거 같아.”실망했던 준호는 조금 희망을 얻고 말했다.“왜 말을 그렇게 늦게 해! 날 그렇게 힘들게 할 거야?”은지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아마도?”준호는 은지가 웃는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었고, 이렇게 정말 기뻐서 나오는 웃음은 더 본 적이 없었다.준호는 성큼성큼 은지에게 다가가 입맞춤했다.“고은지, 너 이번에 또 가면 너 절대 안 놔줄 거야!”“응.”비음이 섞인 은지의 목소리에 준호의 몸은 순식간에 타올랐고 준호는 은지를 품에 안았다.“더 이상 나 화나게 하면 안 된다?”“될수록 그렇게 해볼게.”은지는 준호를 바라보며 말했다.“네 성격에는 문제가 없어?”“너!”준호는 화를 내고 싶었지만 계속 품에 안고 싶었던 은지를 안고 있어 화를 낼 수 없었다.“성격 안 좋은 거 나도 알아, 차근차근 알려주면 나 다 고칠 수 있어.”은지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도 말은 잘 듣네.’“다 고쳐도 나 좋아해야 된다? 안 그러면 너 안 놔줄 거야!”은지는 고개를 끄덕였다.“될

  • 하룻밤 인연, 약혼남의 형과 사랑에 빠지다   제1659화 슬픈 멜로디(98)

    아까는 은지에게 핍박을 당해 자기도 모르게 질문이 나왔다.두 사람은 마주 보며 차에 앉아 있었고 은지가 준호를 지그시 바라보자, 준호는 그 물음을 다시 물어볼 수 없었다.그러나 준호가 물어보지 않았는데, 은지가 고개를 끄덕였다.“생각한 적 있어.”아까까지 겨울의 추위에 덜덜 떨던 준호가 은지의 대답에 봄으로 끌려온 것 같았다.준호는 자기가 잘못 들은 것인지 알지 못했지만, 기분이 좋아 다시 물었다.“뭐라고?”은지는 담담하게 바로 대답했다.“이 6개월 동안 너 생각한 적 있다고.”이 6개월 동안 은지는 준호처럼 어린 사람, 준호처럼 무모한 사람, 은지를 마음에 들어한 사람,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그러나 그 많은 사람 중에 준호처럼 진심으로, 물을 끼얹어도 꺼지지 않는 불씨와 같은 열정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은지는 30여 년간 계속 연기를 했었다. 이성희한테서 귀염을 받으려고, 고씨 집안의 사랑을 받으려고, 곽도원의 귀염을 받으려고 말이다.은지가 수많은 자태를 뽐냈지만, 준호는 은지가 가장 악독하고 차가운 모습을 보고도 좋아한 사람이다. 그래서 준호를 떠올리고 싶지 않아도 생각났다.“그럼, 앞으로 생각 안 할 거야.”“너!”준호가 다급히 말했다.“왜? 아까는 내 생각 했다며?”은지는 대답하지 않고 준호를 바라보았다. 은지는 준호의 화가 차츰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준호가 부끄러워하며 말했다.“나, 나도 네 생각 했어.”이때 차의 라디오에서 로맨틱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준호는 평소에 이런 노래를 듣기 싫어했는데, 지금 들으니 아주 로맨틱했다.준호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데, 은지가 앞을 가리키며 말했다.“가게는 저기 있어.”은지가 물어보지 않자, 준호도 은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나랑 가는 거야, 마는 거야? 물어보고 싶은데 물어볼 용기가 안 나!’마을이 너무 작아 노래 한 곡이 채 끝나지 않았는데, 목적지에 도착했다.은지가 차에서 내리자, 준호도 따라서 내렸고 은지가 계단으로 올라가자, 준호도 따라

  • 하룻밤 인연, 약혼남의 형과 사랑에 빠지다   제1658화 슬픈 멜로디(97)

    호텔 내부의 뜨거운 공기에 준호는 재채기를 했고 곧이어 식탁 앞에 앉아 있는 은지를 발견했다.반년이 지나 은지의 머리는 좀 길었지만 조금 헝클어진 상태로 풀어 놓았다. 회색 니트를 입고 있었고 전에 비해 가벼운 느낌이었다. 준호는 뜨거운 공기 때문에 목이 말랐다. 열정 넘치는 아저씨가 준호 보고 얼른 와서 앉으라고 하면서 술을 부어주었다.“은지 남자 친구죠?”준호는 은지가 또 전처럼 새엄마라고 할까 봐 경계했다.그러나 은지는 그저 간결하게 대답했다.“아니요.”준호는 한숨 돌렸다. 그러나 곧이어 준호는 또 짜증이 났다.이제 은지가 준호의 새엄마도 아니니 정말 아무런 사이가 아니다.희현은 은지에게 귓속말했다.“저 사람은 왜 또 언니 잡으러 온 거예요? 제가 문 지킬 테니까 도망갈래요?”말을 채 하지 못했는데, 은지가 희현의 입에 음식을 넣어주었다.“왜요? 이 계획 별로예요?”“아니, 너 목소리 너무 커서 저 사람이 너 보고 있어.”과연 고개를 돌리자, 준호가 살기 가득한 눈으로 희현을 바라보고 있었다.희현은 말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이제 막 유명해지려고 하는데, 죽으면 안 되지.’희현이 한 말 때문인지, 은지가 준호를 불러 놓고 준호랑 말을 안 해서인지, 밥을 채 먹지 못했는데, 그는 은지가 화장실을 갔을 때 막아섰다.은지가 손을 씻고 돌아섰는데, 준호가 문 앞에 서 있었다. 은지는 놀라지 않았고 오히려 준호가 지금까지 버틴 것이 기적 같았다.“손 씻으려고?”준호는 잘 얘기해 보려고 했는데, 은지의 말에 또 화가 났다.“손 씻는다고? 내가 이렇게 먼 곳까지 찾아왔는데, 손 씻으러 왔겠어?”은지는 준호의 손에 묻은 양념을 가리키며 말했다.“그건 아니겠지만, 손은 씻어야 할 거 같아.”준호는 은지가 한 말에 반박할 수 없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을 씻었다.손을 다 씻은 준호는 은지가 자리에 돌아갔을 줄 알았는데, 고개를 들어보니 은지가 옆에 서 있었다. 거울 속의 두 사람은 연인처럼 붙어 있었다.은지가 준호를 보자,

  • 하룻밤 인연, 약혼남의 형과 사랑에 빠지다   제1657화 슬픈 멜로디(96)

    ‘설마 고은지?’곧이어 여자가 목도리를 벗자, 얼굴이 보였다.은지가 아니라, 전에 은지와 함께 준호를 속였던 배우 희현이었다.연말이 되자, 밖에서 일하던 자녀들이 다 무진으로 돌아왔기에 마을에 못 보던 차가 많이 세워져 있어 희현은 준호의 차를 의심하지 않고 차 주변을 돌며 통화를 했다.“여보세요? 언니, 저 도착했는데, 어디 계세요?”“호텔 쪽에 있어요? 아, 그럴 줄 알았으면 택시 타고 호텔로 갔죠.”준호는 희현의 통화를 듣고 마음이 다시 뜨거워졌다.‘언니? 고은지인가? 고은지도 여기 있나?’...무진에 호텔이 하나밖에 없었지만, 항상 손님이 별로 없었다. 연말이라 손님이 더 없어서 주인장은 일 층에 탁자를 다 붙여서 음식을 해놓았다. 아이들이 모여 있어 희현이 왔을 때 아이들이 희현에게 달려왔다.“희현 언니!”희현은 통쾌하게 용돈을 나눠줬다.“이리와, 언니 돈 많이 벌어서 너희 용돈 줄게!”아이들을 보내고 희현은 창 옆에 앉아 있는 여자에게로 다가갔다.“언니, 저 왔어요!”은지가 처음에 무진에 왔을 때는 준호를 피하려고 온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피할 필요가 없어져 사탕 가게를 책방으로 바꾸고 알바생을 찾았다. 이 책방에서 책을 보면 사탕을 먹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했다.이 반년 동안 은지는 여행을 다니면서 지냈다.며칠 전, 호텔 주인이 은지보고 무진에 와서 연말을 보내라고 했고 아이들이 은지를 보고 싶다고 해서 오기로 했다.희현은 옆 마을에서 드라마를 찍다가 같이 식사하러 왔다.식탁에는 맛있는 음식이 한 상 차려져 있었고 사람들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둘러앉았다.밖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준호만이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차가워진 도시락을 들고 화를 냈다.준호는 은지가 외롭게 연말을 보낼 줄 알고 도시락까지 싸서 왔는데, 이렇게 화목하게 모여서 보낼 줄 몰랐다.준호는 몇 시간을 운전해서 여기까지 온 자신이 참 바보 같았다.이렇게 도시락을 건네주기는 좀 그렇고, 아무 말도 안 건네고 가자니 아쉬

  • 하룻밤 인연, 약혼남의 형과 사랑에 빠지다   제1656화 슬픈 멜로디(95)

    준호도 그동안 못 완성했던 임무를 마저 수행해야 했다.전에는 은지를 찾는 데만 집중해서 임무는 뒷전이었다. 이번에는 각 지역을 하나씩 제대로 돌아봐야 했다.돌아본 곳이 많아질수록 준호의 마음도 점차 평온해졌다.마을에 오랫동안 있으면서 자연과 마주하니 준호의 성격도 많이 누그러졌다.3개월이라는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고 준호는 남한성에 돌아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냈다.팀장은 준호가 전과 달라진 모습에 칭찬했다.“이런 일 많이 하니까 좋은 점이 있네.”...그 후로 준호는 예전처럼 훈련하고 임무를 수행했다.이곳에 있으면 외계의 간섭을 덜 받기에 사람들이 준호의 집안이 현재 어떤 상황인지 개의치 않았다.그저 매일 밤 침대에 누우면 준호는 신옥영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은지 씨가 정말 차가운 사람이라면 날 위해 비밀을 지켜주지 않았을 거야.’신옥영도 이 비밀을 준호가 알게 되면 많은 것을 바꾸게 할 수 있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은지처럼 작은 일도 따지는 사람은 무조건 알았을 것이다.준호는 전에 은지가 아무런 감정이 없는 냉혈 동물인 줄 알았는데, 지금은 잘 알 수 없었다.‘고은지 나한테 정은 있었나?’준호는 이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뜨겁기도 했다.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에 쉽게 들 수 없었다.‘만약 고은지가 나한테 마음이 없다면 이미 놔줬으니까 다시 가서 방해하면 안 돼. 근데 혹시 나한테 마음이 있었다면?’...눈 깜짝할 사이에 연말이 되어 길거리는 연말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준호는 신옥영이 머무는 저택으로 갔는데, 집안이 시끄러웠다.하나가 장원수를 지휘하며 집을 꾸몄고 하나는 신옥영과 함께 음식을 만들며 신옥영에게 애교를 부렸다.올해에 준호는 신옥영의 저택에서 이 부녀를 자주 봤는데, 처음에 그들을 만났을 때, 살기 가득한 눈으로 장원수를 쏘아보며 일자리며 가족 관계까지 다 물어봤었다. 나쁘지 않았다.그러나 신옥영은 재혼할 마음이 없어 보였고 준호는 신옥영이 부담스러워할까 봐 자기는 신옥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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