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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8화 공태준의 결정

“그날은...”

말을 하던 태준은 갑자기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던 은채의 부탁이 생각나 말을 삼켜버렸다.

말을 하다 마는 태준을 보자 하윤은 눈살을 찌푸렸다.

“말 못하겠나 봐?”

태준은 하윤의 실망하는 표정에 이내 부정했다.

“그런 건... 아니에요.”

그도 그럴 게, 태준의 눈에 하윤은 늘 착하고 무해한 사람이었으니까. 한참 생각하던 태준은 끝내 실토하기로 결심했다.

“은채가 수술할 때 가족이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다고...”

그 뒤의 말을 하윤은 듣지 못했다. 그저 머릿속에 온통 태준이 병원에 가면 내일 할 수술이 보통 수술이 아니라는 걸 눈치챌 거라는 생각뿐이었다.

마침 정오의 태양이 내리쬐는 바람에 하윤은 눈앞이 아찔해났다.

고개를 숙이고 내면의 당황함을 애써 숨기며 이 상황을 어떻게 막을지 부단히 머리를 굴렸다.

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하윤을 보더니 이랬다 저랬다 하는 저한테 실망한 줄 알고 말을 덧붙였다.

“속이려는 게 아니에요. 어머니가 임종 직전에 동생을 잘 돌보라는 유언을 남겼거든요. 하지만 수술 후면 남남으로 지내자고 말했어요.”

하윤은 두 사람이 연을 끊든 말든 중요하지 않았다. 오직 태준이 그 수술에 영향을 끼칠까 봐 불안할 뿐.

하지만 그렇다고 내색할 수 없었다. 모든 사람이 간단한 수술인 줄 알고 있는 와중에, 가뜩이나 총명한 공태준과 공은채에게 틈이라도 보이면 발각되기 십상이니까.

마음을 가라앉힌 하윤은 고개를 들고 침착하게 말했다.

“친동생이니 관심하는 건 이해해. 난 바빠서 이만 가볼게.”

이윽고 말을 마친 뒤 곧장 떠나갔다. 저한테 등을 보인 하윤의 뒷모습을 보며 태준은 하려던 말을 도로 삼켰다.

차 안.

남기는 태준의 표정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화내던가요?”

태준은 점점 멀어져가는 실루엣이 시선에서 사라질 때까지 한참 동안 응시하다가 끝내 대답했다.

“내 탓이야. 연을 끊었다고 했으며서 제대로 끊어내지 않은 것처럼 보였으니까.”

태준의 뒤를 항상 따라다니기에 당연히 태준이 은채와 남매의 연을 끊으려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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