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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0화 매달릴까 봐 귀찮았나?

“너 공태준 사장과 무슨 사이야?”

윤영미는 대기실에서 상황을 몰래 지켜보던 하윤을 붙잡고 심각한 표정으로 따져 물었다.

분명 성인인데 선생님이 무섭게 물어보자 마치 선생님한테 연애를 들킨 학생이 된 것처럼 마구 도리질했다.

“아무 관계도 아니에요.”

“흥, 됐어. 공태준 사장에 관한 얘기는 우선 이쯤에서 그만하고, 아까 말한 민도준이라는 사람은 또 누구니?”

“어…….”

하윤은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결국 대답했다.

“남편이요.”

“너 결혼했어?”

윤영미는 의외의 대답에 놀라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이에 하윤은 대충 얼버무렸다.

“어떻게 이런 일이!”

테이블을 탕 내리치는 윤영미의 동작에 깜짝 놀란 하윤은 몸을 흠칫 떨었다.

“그러니까 너랑 결혼했으면서 다른 여자랑 부적절한 관계로 얽혀 있다, 이 말이니?”

하윤은 당황한 나머지 일부러 모른 체했다.

“네? 무슨 여자요?”

“지금 내가 늙었다고 인터넷도 못하는 노인인 줄 아는 거야? 민도준과 공은채의 사랑 이야기로 해원 전체가 떠들썩한데 누굴 바보취급 하는 거니?”

자기 상황을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하윤은 마지못해 내연녀에게 남편을 빼앗긴 불쌍한 본처 행세를 하며 윤영미의 꾸중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다.

그렇게 한창 하윤을 꾸중하던 윤영미는 마지막으로 그녀를 힐끗 째려봤다.

“사람이 한평생 살면 얼마나 산다고, 절대 손해보는 짓 하지 마, 알겠어?”

그 말을 듣는 순간 하윤은 코끝이 시큰거렸다.

“윤 쌤…….”

“울지 마, 얼른 돌아가서 씻고 푹 자. 내일 아침 7시 집합이니까!”

말을 마친 윤영미는 이내 바람처럼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윤영미가 떠난 지 한참이 지났지만 하윤은 여전히 코끝이 시큰거렸다.

공태준과 하윤의 관계를 알기 전에 윤영미는 투자를 받으려 했지만, 모든 사실을 안 뒤 하윤 때문에 고민도 없이 투자를 거절했다.

그건 공태준이 ‘은혜’라는 단어로 하윤을 묶어 두길 원하지 않아서였다.

선후배들 모두 옷을 갈아입고 청소까지 말끔히 끝내고 떠난 뒤라 대기실 안은 텅 비어 있었다. 마치 텅 빈 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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