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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9화 결렬

병실에 앉아 있던 공은채는 그 말을 들은 순간 눈빛이 흔들렸다.

공태준은 그녀의 유일한 혈육이자 유일하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동맹군이기도 하다. 때문에 잃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공은채는 이내 사과했다.

“오빠, 미안해. 그런데 나 좀 믿어 줘. 나 이시윤 다치게 하지 않아. 그저 도준 씨에 대해 단념하고 정당한 이유로 오빠 곁에 갈 수 있게 해주고 싶었어. 이번에 재단을 설립했으니 오빠도 앞으로 극단에 자주 찾아갈 수 있을 거고, 그러면 서로 좋은 거잖아.”

공은채가 아무리 멋들어진 말로 회유해도 태준은 제 동생이 저를 이용하려 든다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

그 순간 눈시울을 붉히던 하윤의 모습이 눈앞에 나타나 가슴이 쓰라렸다.

분명 지켜주려던 상대인데, 오히려 상처만 주게 된 꼴이라니.

제 욕심 때문에 공은채와 손을 잡아 사랑하는 사람의 혼인을 망치고, 의지할 곳을 빼앗은 데다 온갖 수모를 겪게 한 건 다른 아닌 공태준 자신이었다.

그러면서 구원자라도 되는양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단.

그 순간 제 투자를 거절한 윤영미의 결정이 이해가 되었고 저 자신이 너무 비열하게 느껴졌다.

눈을 질끈 감은 태준은 씁쓸함을 목구멍으로 삼키며 입을 열었다.

“은채야, 난 너와 내가 피를 나눈 가족이라 너를 다 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이제 보니 네 눈에는 진작 가족이 없었네. 그렇다면 가식적인 남매관계도 유지할 필요 없겠어.”

공은채의 얼굴은 보기 드물게 당황한 기색으로 물들었다.

“오빠, 지금 그거 무슨 뜻이야? 설마 남매 관계를 끊자는 거야?”

“응.”

태준의 답변에 공은채는 헛웃음이 났다.

“오빠, 오빠가 이시윤 좋아하는 건 알겠는데, 곁에 두고 지켜주려던 거 아니었어? 이제 곧 성공하는데 왜 또 포기하겠다는 거야? 이러면 그때 별장에서 이시윤 보내줬을 때랑 뭐가 달라?”

“3년 전 한번 놓아줬다가 지금까지 후회하고 있잖아. 그런데 또 똑 같은 일 반복하고 싶어? 이번에 다시 포기하면 앞으로 이런 기회 두 번 다시없을 거야. 오빠 똑똑한 사람이잖아, 어떻게 선택해야 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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